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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병원 회송 환자 증가… ‘전공의 부재’ 환자 피해 가중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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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제윤 기자

승인 : 2024. 08. 16. 14:53

상급종합병원, 의료공백 기간 전년 대비 회송율 증가
환자단체 "환자 스스로 2차 병원 가고 있어"
중증·입원환자 진료 상종 역할 강화 영향이란 입장도
출구 없는 의정갈등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가 휴식하고 있다. /연합.
전공의 집단 이탈로 인한 의료 공백 기간 대형병원에서 종합병원 등 의료기관으로 회송한 사례가 작년에 비해 크게 늘어나면서 환자들의 피해만 커지고 있다.

1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의사 집단행동 기간인 2월부터 5월까지 상급종합병원에서 다른 병원으로 회송된 사례는 28만9952건으로, 전년 동기(24만7465건) 대비 17.2%(4만2487건) 증가했다.

회송 건수가 가장 많았던 병원은 고려대 의대 부속 구로병원이 1만3030건으로, 전년 동기(3937건) 3.3배에 달했다.

전공의뿐 아니라 교수진까지 예년과 비교해 사직한 비율이 큰 폭 증가했다고 알려진 부산대병원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2.6배 늘어난 5661건 환자를 이송했다.
전공의 집단 이탈이 시작된 2월 19~20일 이후로 의료공백 기간만 따지면 회송 환자 증가 폭이 더 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 병원, 저 병원을 오가며 일명 '뺑뺑이'를 돌아야 하는 상황에 대한 피해는 오롯이 환자들이 받게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환자단체 관계자는 "전공의가 없으니까 수술을 거의 못하고, 수술을 못하는데 환자를 잡고 있을 수 없으니 환자를 받지 않는 것"이라며 "자동적으로 환자들이 스스로 지역이나 지방 2차 병원으로 가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증환자를 안 받는 것까진 이해하는데 신규환자나 암환자를 응급실에서 안 받는지 꽤 됐다"며 "전공의와 의료인력이 없고 응급실 운영 자체가 안 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7월 전북 익산에서는 70대 교통사고 환자가 응급수술 병원을 찾지 못해 1시간 20여분 만에 병원에서 숨지고, 경남 김해에서는 콘크리트 기둥에 깔린 60대 화물기사가 병원 10곳을 돌며 1시간 가량 치료가 지연되다가 사망한 사례도 있었다.

최근 복지부의 의사집단행동 환자 의료이용 피해신고 지원센터 접수 피해 신고 849건 중에서는 수술지연으로 인한 피해 사유가 490건으로 가장 많았다. 진료차질 191건, 진료거절 128건이 뒤를 이었다.

한편 상급종합병원에서 중증·입원환자 위주 치료하고, 환자 이송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회송율을 높이고 있다는 입장도 있다.

박평재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는 "병원 집행부에서 교수들에게 경증환자나 급성기 치료 종료 환자는 1, 2차 의료기관으로 회송해 중증·입원 환자 위주로 진료를 보라는 요청이 있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전공의 부재에 대한 영향도 있었을 것"이라며 "(구로병원은) 이번 사태로 인한 사직율이 다른 병원과 비교해 그렇게 높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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