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 갈등에 전공의·전문의 이탈, 응급 체계 한계
코로나 치료제 등 정부 재유행 대응 미흡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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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코로나19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코로나19 입원환자 수는 6월말부터 다시 증가세다. 7월 4주 475명, 8월 1주 861명이었던 입원환자 수는 8월 2주차에 1357명(잠정)으로 올해 최대로 나타났다. 지난달 응급실 내원 코로나19 환자도 1만1627명으로 6월 2240명보다 5배 가까이 늘었다. 중증·경증 환자 모두 증가했다.
보건당국과 전문가들은 지난 2년간 유행 추세를 고려하면 당분간 코로나19 환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응급실과 필수의료 분야 의사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코로나19 환자 증가세에 대응할 수 있는지 여부다. 대다수 전공의와 일부 전문의들은 정부 의대증원 정책에 반발하며 사직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주말 코로나19 항바이러스제를 투여 받은 사람은 10~20% 뿐이 안 된다. 다음 주말까지 항바이러스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듯하다"며 "2주간 항바이러스제가 적절히 투여되지 않고 유행이 더 커지면 입원환자와 중환자가 늘어나 응급의료 체계는 마비된다. 의대증원 정책으로 필수과 의사들마저 떠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실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받은 코로나19 치료제 수급 현황에 따르면 8월 첫째주 기준 전국 약국·의료기관의 치료제 신청량은 19만8000명분이었지만 공급량은 3만3000명분으로 16.7%에 그쳤다.
엄 교수는 응급 의료 체계가 위태로운 상황에 이른 원인으로 "엔데믹 이후에도 주기적인 코로나 유행이 예상됐는데도 감시 체계가 부족했고, 정부의 항바이러스제 예산 준비가 미흡했다"며 "코로나 치료제의 건강보험 급여화도 필요했지만 정부는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부교수는 이날 SNS에 "입원 환자 10명 중 중환자실에 4명 입원했다. 격리실 부족일 때 전공의들이 없어진 마당이라 어느 병원도 전원은 받아주지 않는다"며 "환자는 늘어나는데 치료제는 아직도 접근성이 떨어진다. 코로나19 끝났다고 다들 손을 놓고 있다가 갑작스런 유행에 허둥지둥하고 있다. 질병관리청과 보건복지부 만의 문제가 아니다. 뭘 하려 해도 예산 다 깎아놓고 약 부족하다고 하는데도 예산 사용 빨리 결정도 안 해주는 기재부"라고 했다.
국민들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경기도에 사는 김아무개씨(41)는 "연로하신 부모님은 고위험군인데 치료제와 응급실이 없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