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시작으로 BMW·벤츠·볼보 등도 공개
전문가 "내년 2월 예정 배터리 인증제 도입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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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정부가 완성차 업체에 배터리 정보 공개를 권고한 이튿날인 14일 폭스바겐과 아우디, 지프·푸조 등도 배터리 제조사를 게재했다.
테슬라를 제외하면 사실상 국내에서 전기차를 판매하는 완성차 업체 대부분이 배터리 제조사를 공지한 것인데,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공개가 향후 '배터리 인증제' 하에서 소비자 선택권을 더욱 늘리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아우디는 자사 전기차 14종에 대한 배터리셀 제조사를 공개했다. 이들 차종에는 모두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 SDI 등 'K-배터리'가 탑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세부적으로 폭스바겐 ID.4에는 국내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장착됐다. 아우디의 전기 세단 e-트론 S(스포트백 포함)에는 삼성SDI 배터리가, SUV인 Q8의 경우 50 e-트론 콰트로 등 모든 트림에 삼성SDI 배터리가 장착됐다. Q4 e-트론(스포트백 포함)의 배터리도 모두 LG에너지솔루션 제품으로 확인됐다.
스텔란티스 역시 이날 지프와 푸조, DS오토모빌 전기차의 배터리 정보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푸조의 e-208 및 e-2008 SUV 모델과 DS 오토모빌의 DS 3 E-Tense 모델은 중국 CATL사의 배터리를 장착했고, 다음 달 출시 예정인 지프의 첫 순수 전기 SUV 어벤저 역시 CATL사의 배터리를 사용한다. 지프의 PHEV 차종인 랭글러 4xe와 그랜드 체로키 4xe에는 삼성SDI 배터리가 탑재됐다.
지난해 9월 토레스 EVX를 출시하며 배터리 제조사를 여러 채널을 통해 공개했던 KG모빌리티 역시 이날 정부 권고에 따라 전기차 특별 안전점검을 실시하는 등 전기차 화재 예방 대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토요타도 이날 중으로 전기차 1종에 대한 배터리 제조사를 홈페이지에 공개할 예정이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9일 국내 완성차 업체 중에서 가장 먼저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했고, 지난 12일에는 기아와 BMW코리아도 동참했다. 이후 메르세데스-벤츠 등도 제조사를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전기차 특별점검 시행을 약속하기도 했다.
업계에선 이번 제조사 공개가 배터리 인증제 하에서 더 많은 관련 정보가 포함될 수 있는 기반이 됐다고 분석했다. 내년 2월부터 도입되는 배터리 인증제는 그간 자체적으로 제작해왔던 배터리 제작사들이 자동차 및 부품안전기준에 적합하다는 사실을 국토부로부터 인증을 받아야 하는 제도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소비자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향후 배터리 제조사들도 불량률 등 정보를 철저히 공개하는 선도적 조치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이러한 흐름에서 배터리 인증제가 시행되면 NCM배터리인지 LFP배터리인지 외에도 어떤 공장에서 생산되는지 등의 정보가 공개될 수밖에 없다"며 "그렇게 되면 소비자들도 공개된 배터리 정보를 바탕으로 품질을 비교하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