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즈존에 이어 노시니어존, 노아줌마존까지
전문가 "'나부터 살자'는 풍토가 사회 전반으로 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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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즈존을 운영하는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는 '사고 예방차원'의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이 카페 직원 A씨는 "계단이 많아 안전사고 우려가 있어 불가피하게 노키즈존 원칙을 만들었다"며 "카페는 공동공간인데 아이들이 소파 위에서 신발을 신고 뛰어 놀고, 아이들을 데려와 제지하지 않으니 사고가 발생해, 그 책임을 가게에 전가하는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노키즈존'이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는 문제로 대두된 지 이미 오래다. 최근엔 '노시니어존' '노아줌마존'까지 등장해 다시 사회갈등의 중심에 서고 있다. 소수의 손님들로 인해 다수의 손님들이 불편해하는 일이 벌어지자 아에 가게 출입을 막으면서 벌어진 작은 갈등은 세대간, 계층간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지난 6월 인천의 한 헬스장은 이른바 '노아줌마존' 논란에 휩싸였다. 해당 헬스장은 장내 '아줌마 출입금지'라는 안내문을 부착했다. 안내문 하단에는 '교양있고 우아한 여성만 출입가능'이라는 문구도 덧붙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의 한 호텔 헬스장에서는 한 노인이 접수대를 향해 회원권을 문의하자, 안내 직원이 나이를 묻더니 75세 이상은 회원권 발급이 안 된다고 응대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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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노썸바디존'의 발생 원인으로 우리 사회가 점점 특정 연령, 직업에 대한 불관용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노키즈존' '노시니어존' 등은 클래식 공연에 아기를 동반할 수 없듯이, 특정 연령 집단을 배제하는 것이 어쩔 수 없는 것인지, 혹은 의도적인 것인지를 구분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손님을 안받으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단지 아이들이 시끄럽다거나 혹은 나이든 사람을 배제하기 위해서 출입을 금지시킨다면 그저 분란을 자초하는 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특성에 따른 차별은 지양해야 맞지만 다양한 '노OO존'이 등장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외면해서도 안된다는 주장도 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노키즈존을 꼭 차별과 혐오의 시선으로 바라 볼 필요는 없다. 우리 사회에 오래도록 뿌리 깊게 남아 있는 개인보다는 공동체가 중요하다는 생각의 반영일 뿐"이라며 "다만 아이들을 포용하지 않으려는 시각과 동시에 아이 키우는 여성에 대한 경계, 부정적 시선 등이 우려된다. 공동체와 개인인의 융화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