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경기 경험 부족하다"는 평가 딛고 단체전·개인전 금메달 획득 기여
정의선 회장, 첫 출전임에도 후배들 이끈 공로 격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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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대한양궁협회에 따르면 전훈영은 4년 전 도쿄가 첫 올림픽이 될 수 있었다. 메달 후보로 기대를 모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번지면서 올림픽이 1년 뒤로 연기되는 바람에 다시 실시한 국가대표 선발전에선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줬다.
전 선수는 3년간 절치부심한 끝에 서른이 넘어 처음으로 이번에 파리에서 올림픽 무대를 밟게 됐다. 그녀는 2003년생 임시현·2005년생 남수현과는 10살 안팎 터울이 나지만 언니로서 누릴 수 있는 특권을 내려놓고 동생들을 살뜰히 챙겼다고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파리에 도착해 선수단 숙소를 정할 때였다. 숙소가 2인 1실로 돼 있어 한 명은 다른 종목 선수와 같은 방을 써야만 했다. 한국식 '방장 방졸' 문화와 비춰보면 맏언니가 막내와 같은 방을 써야 하지만 그녀는 다른 선택을 했다.
전훈영이 먼저 손을 들고 "탁구 선수와 방을 함께 쓰겠다"고 했다. 본인과 마찬가지로 첫 올림픽인 후배들을 위해서였다. 코칭스태프가 "타 종목 선수와 열흘 넘게 있는 게 괜찮겠냐"고 묻자 전 선수는 "동생들이 편하게 지내면 나도 좋다"며 쿨하게 답했다.
경기장 안에서도 전훈영은 자신의 몫을 톡톡히 했다. 활을 빠르게 쏘기 때문에 단체전 1번 주자로 나섰다. 양궁 단체전은 선수 3명이 120초 안에 각 2발씩 총 6발을 쏴야 한다. 첫 주자인 전 선수가 활을 빨리 쏴서 동생들이 그만큼 시간 여유를 갖을 수 있었다.
지난달 28일 중국과의 여자 단체 결승전에선 5차례나 10점을 쐈다. 특히 연장 승부 결정전(슛오프)에서도 10점을 쏘면서 금메달 획득에 크게 기여했다. 2014년 이후 10년간 국제 무대와 인연이 없던 전 선수가 성인 무대에서 첫 금메달을 따낸 순간이었다.
코칭스태프에 따르면 전훈영의 성격은 예민하지 않고 유쾌하고 털털한 편이라고 한다. 개인전이 열린 3일 낮에도 전 선수는 임시현에게 장난을 걸며 경기장으로 함께 들어갔다. 4강전에서 맞붙을 수 있는 상대지만 맏언니로서 동생의 긴장을 풀어준 것이다.
정의선 회장(대한양궁협회장 겸 아시아양궁연맹 회장)은 이러한 전훈영의 헌신을 잊지 않고 개인전 경기가 끝난 직후 찾아가 격려해 줬다. 비록 메달은 획득하지 못했지만 대회 내내 후배들을 다독이고 이끈 전 선수에게 감사의 뜻을 전달했다.
전훈영은 "양궁 대표팀을 향한 많은 걱정과 우려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전 종목에서 금메달 3개를 땄다"며 "부담이 컸는데 목표를 이뤄냈다. 팀으로 보면 너무 좋은 결과를 내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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