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고·영재학교, 이공계특성화대 진학 전년 대비 6% 감소
"의대 선호, 지방대 기피 현상 때문으로 추정"
|
4일 종로학원이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2024학년도 전국 4년제 222개 대학 신입생의 출신 고교 유형을 분석한 결과, 특목고와 자사고 출신 학생이 최상위권 대학인 서울대·연세대·고려대에 진학한 수는 3748명으로 전년 대비 3.1% 늘었다. 서울대 1390명, 고려대 1232명, 연세대 1126명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특목고인 과학고·영재학교 출신 학생의 이공계 특성화대 진학자 수는 1024명으로 전년(1094명) 대비 6.4%(70명) 줄었다. 이공계 특성화대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포항공대(POSTECH), 한국에너지공대(한전공대) 등 6곳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 DGIST 진학자가 전년 대비 43.9% 줄어 가장 많이 감소했다. 이어 UNIST(25.8%↓), POSTECH(5.8%↓), KAIST(3.3%↓) 등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GIST(16.1%↑)와 한전공대(13.8%↑)는 전년보다 진학자가 늘었다. 과학고·영재학교 출신 학생들의 이탈은 의대나 수도권 이공계열 대학 진학을 선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과학고와 영재학교 출신 학생의 이공계 특성화대 진학 감소는 의대 선호 및 지방 소재 대학 기피 현상과 연결됐을 것"이라며 "오는 2028학년도 수능은 내신이 9등급에서 5등급으로 완화되고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는데 수능은 현행 체제가 유지돼 중요성이 커진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2025학년도부터 의대 정원이 대폭 늘어나는데다, 올 중3이 대학 입시를 치르는 2028학년도부터는 문·이과 통합 수능 체제로 외고, 국제고 출신 학생도 의대와 이공계 진학이 사실상 가능해져 특목고 학생들의 이탈이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
임 대표는 "2028학년도 수능은 내신이 9에서 5등급으로 완화되고 수능은 현행 체제가 유지돼 수능의 중요성이 커진다"며 "고교학점제 도입 등으로 특목고·자사고 선호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재학교와 과학고는 수학과 과학 등에 특화된 학생들을 지원하고, 이공계열 국가인재로 키우기 위해 이공계 특성화대학의 교육 프로그램 공유 등 특혜를 준다. 이들이 이공계열이 아닌 의대에 진학할 경우에는 등록금을 반환하고 내신 불이익이 적용되는 등 불이익이 있지만, 의대로의 이탈이 더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막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