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탈북민 용기와 희생 기리는 정부 없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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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향한 용기'라는 주제로 세워진 이 기념비엔 북한 이탈주민들의 자유를 향한 '갈망'과 '용기' 그리고 '희생'이라는 문구가 각인됐다. 통일부는 탈북민의 고된 여정을 묘사한 디자인으로 자유를 향한 갈망과 용기를 상징적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기념비 아래 위치한 돌판에는 제1회 북한이탈주민의 날(7월 14일)을 계기로 조성됐다는 설명 글귀와 함께 "북한이탈주민들이 겪은 고된 여정에 위안이 되고 임진강 너머 보이는 북녘땅 북한주민들에게 자유와 통일의 미래를 전달하는 희망의 공간이 되기를 바랍니다"라는 글이 새겨졌다.
통일부는 "앞으로도 이 기념비의 모양을 딴 상징물을 제작해 해외동포를 포함한 국제사회에 그 사용을 독려하는 등 국내외적으로 북한이탈주민의 날과 기념비의 의미를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통일부는 누구나 북한이탈주민 기념비의 디자인을 자유롭게 가공·활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을 공공저작물로 등록했다. 전 세계에서 그 누구나 이 기념비를 자유롭게 제작할 수 있다.
통일부는 세계 여러 곳에 설치된 위안부 소녀상처럼 북한 이탈주민 기념비가 북한의 열악한 인권을 상징하는 조형물로 각지에 세워지길 기대하고 있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연간 2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이곳의 조형물이 이탈주민들의 헌신과 용기를 널리 알리는 장이 되길 바란다"며 "조형물 공공저작물로 지정해 세계 곳곳에서도 탈북 과정에서 희생된 분들을 기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북한 고위급 관료 출신의 태영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은 이날 축사에서 "아직 탈북자의 희생과 용기, 정신에 대해 기리는 정부가 없었다"며 "이번 윤석열정부가 들어서서 처음 북한 이탈주민의 날을 제정하고 탈북민의 용기와 헌신, 우리에게 희망을 안겨줄 수 있도록 만들어준 것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북한 출신의 지성호 전 국민의힘 의원도 "탈북자들 사이에서 행복하다는 이야기가 더 많이 나올 수 있도록, 그 이야기가 북한 고향땅에 전해져서 동토의 땅이 희망으로 채워질 수 있도록 더 노력해주길 바란다"며 "저에겐 가장 행복한 하루"라고 말했다.
북한이탈주민 60여명이 참석한 이날 기념비 제막식 행사엔 북녘에서 온 한봉희 한의사가 돌아가신 부모님에게 쓴 편지에서 "탈북 과정에서 희생된 분들에 대한 추모와 희망이 담긴 추모비를 세웠다"며 "이제 여기를 만남의 장소로 정하고 자주 만나자. 좋은 일이 있을 때마다 찾아와 뵐게요"라고 말했다. 탈북 시인 오은정 씨도 북한의 여동생과 고향을 그리며 쓴 시를 낭독했다.
통일부는 "이번 제막식을 통해 탈북 과정에서 희생된 이들을 기리고, 탈북과정의 고된 여정을 견뎌 마침내 대한민국의 품에 안긴 탈북민 한 분 한 분을 보호하며 따뜻하게 포용할 것이라는 정부의 의지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