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회동은 전당대회 후 지난 24일 당 지도부 초청 만찬과 마찬가지로 당정 결속을 다지는 취지로 마련됐는데 윤 대통령은 당직 개편 얘기에 "당직 개편은 당 대표가 알아서 잘해달라"는 말로 당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의힘은 친윤계 정점식 정책위의장 교체를 두고 고민이 깊은데 '당 대표가 알아서 하라'는 말은 한 대표에게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볼 수 있다. 윤 대통령은 당직 인선 후 당 지도부와 관저 만찬도 제안했는데 당과 더 가까워지려는 의지다.
윤 대통령은 "정치는 결국 자기 사람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는데 꽉 막힌 정치와 민생 현안 등도 논의됐다고 봐야 한다. 야당은 이진숙 방통위원장 탄핵, 방송4법 재의결 등 탄핵정국, 특검 정국을 계속해 만들고 있는데 여당은 이에 대응하거나 막아낼 수단이 전무한 상태다. 야당 입법 폭주에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고, '필리버스터'로 버티는 게 고작이다. 이런 상황에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자주 머리를 맞대는 것은 여당 뿐만 아니라 정치를 걱정하는 국민의 바람이다.
당정 간에 총선 과정에서 매끄럽지 못한 점도 있었던 게 사실이다. 김건희 여사 특검을 두고 윤 대통령과 당시 한 비상대책위원장 간 갈등이 노출됐다가 서천시장 화재 현장에서 화해 물꼬를 트기도 했다. 이후에도 문자 논란, 총선 후 식사 초대 불응(몸이 좋지 않아서였지만) 등 갈등을 일으킬만한 일들이 있었는데 전당대회 직후 한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고 서로 덕담을 주고받기도 했다. 지난 일, 껄끄러운 일은 잊고 대통령과 한 대표가 하나 된 모습을 보일 때다.
야당의 정치 공세는 정책에 대한 비판을 넘어 대통령을 끌어내리고, 정권을 탈취할 태세다. 자기들 맘에 들지 않으면 무조건 탄핵, 청문회, 특검이다. 대통령부터 장관·위원장·판사·검사·군인까지 가리지 않는다. 이런 야당에 맞서려면 여당이 먼저 스스로 강해지고, 대통령과의 소통이 원활해야 한다. 다른 말로 당정관계가 원팀이 돼야 한다. 대통령실, 외교부, 산업부, 한국수력원자력과 관련 업체들이 원팀이 돼 24조원 체코 원전을 수주한 것과 같은 모습을 당정 간에도 보여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