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각서는 구체적으로 한·미·일 안보회의(DTT), 국방장관회의(TMM), 합참의장회의(Tri-CHOD) 등 고위급회의를 3국이 돌아가면서 정례적으로 개최하도록 규정했다.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의 실시간 공유에 필요한 소통과 협력도 강화한다. 북한이 강력 반발하는 한·미·일 3국 군사훈련도 정례화하도록 합의했는데 국방부는 3국 군사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맞아 안보협력이 흔들리지 않을 것임을 재확인했다고 강조한다. 북한에겐 심리적 압박이 클 것이다.
한·미·일 안보협력 프레임워크는 3국 간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 후속 조치로 추진해왔는데 구체적 안보협력의 방향을 제시한 최초의 문서다. 전문가들은 3국이 구체적으로 협력할 근거를 마련한 것을 큰 성과로 본다. 특히 협력 범위를 '한반도 및 인도·태평양 지역과 그 너머'라고 명기한 것을 두고는 3국 협력이 글로벌 포괄적 협력으로 발전할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상황에 따라 한·미·일 협력의 범위와 역할을 더 넓혀갈 수도 있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한·미·일이 서둘러 협력각서를 체결한 것은 북한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3국 군 당국의 전략이지만 한편으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귀환에 대비한 사전 포석으로 보기도 한다. 트럼프는 동맹 간 협력을 외교 안보 차원보다 돈으로 보는 경향이 있는데 아시아·태평양과 유럽연합(EU) 국가들은 이를 우려한다. 한국도 트럼프가 북한 김정은과 거래를 트고, 북핵을 묵인하며, 주한미군을 철수시키는 극단적 조치를 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게 사실이다.
북핵 위협과 북·러 간 군사협력, 중국 패권주의에 대응해 한·미·일 협력을 강화한다는 문서를 남긴 것은 한반도와 아시아·태평양 지역 평화와 안정을 담보하는 아주 의미 있는 조치다. 또 트럼프 집권 시 3국 안보협력의 틀이 깨지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것도 지혜롭다. 다만 우리 군이 일본과 군사적 교류를 강화하는 데 대해 일부 부정적 시각이 있을 수 있는데 이들을 안보 차원에서 납득시키는 일도 중요하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