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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미국 의회 연설을 앞두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성전산(알아크사 사원)의 현재 상태를 유지한다는 이스라엘의 정책은 변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날 오전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에 출석한 벤그비르 장관이 "(이스라엘) 정치 지도층은 성전산에서 유대인이 기도하는 것을 허용한다"고 말한 것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이는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11월 대선에서 맞붙을 것으로 보이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및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면담 등 굵직한 일정을 앞둔 상황에서 불필요한 논란 확산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벤그비르 장관은 지난달에도 유대인 기도를 허용하겠다고 주장했다가 네타냐후 총리로부터 제지당하는 등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그는 이날 크네세트에서 돌출발언을 한 이후에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유대인에게 가장 성스러운 장소에서 유대인의 기도만 금지하는 것만큼 유대인에 대한 인종차별 행위는 없을 것"이라며 도발했지만, 네타냐후의 철벽방어에 또다시 막혔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도 벤그비르 장관을 향해 "이스라엘 정부에 방화광이 자리를 꿰차고 앉아 중동에 불을 붙이려고 한다"고 맹비난하며 한몫 거들었다.
알아크사 사원은 이슬람 3대 성지 중 하나이자 유대교, 기독교도 성스럽게 여기는 곳이며 유대교도는 '성전산'으로 부른다. 이슬람교도만 성지에서 기도할 수 있고 유대교도는 정해진 시간에 제한된 통로로 방문하는 것만 허용되는 것이 원칙이다.
성지 관리는 요르단이 맡지만, 치안 유지는 이스라엘이 하고 있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사이에 갈등이 고조될 때마다 알아크사에서 충돌이 벌어져 분쟁을 촉발하는 계기가 되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