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주민들 "차량·행인·소음 줄어 살맛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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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매체 bfmtv는 22일(현지시간) 파리올림픽 개막식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역설적으로 파리 시내 상점들에는 손님이 급감했다고 보도했다.
하계올림픽 사상 최초로 야외에서 진행되는 이번 파리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는 관중은 약 32만6000명(유료좌석 10만4000석, 무료좌석 22만2000석)이다.
그러나 개막식을 나흘 앞둔 파리 시내의 모습은 다소 썰렁했다. 한 행인은 한산한 거리를 두고 "마치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당시 통행금지령이 내려진 것 같다"고 묘사하기도 했다.
이렇게 파리 시내에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긴 이유는 야외 개막식을 앞두고 치안당국이 보안 강화를 위해 파리 도심 일부 구역을 차단했기 때문이다. 센강 유역에서 열리는 이번 야외 개막식은 경기장 내에서 열리는 개막식에 비해 테러 위협에 더 노출되는 위험성이 있어 올림픽조직위가 치안 단계를 한층 강화했다.
7월 18일부터 시작된 적색/회색 통행 제한 실시안은 개막식 후에 적용 구역과 일자 등 구체적인 제한 내용이 달라지지만 패럴림픽이 끝나는 9월 8일까지 유효하다. 가장 엄격한 제한을 받는 '회색 구역'의 경우 개막식 기간(7.18~26)과 올림픽 기간(7.27~9.8) 모두 차량 통행이 금지된다.
보행자의 경우 개막식 기간에 회색 구역을 통행하기 위해선 사전 발급 받은 QR코드 형식의 '올림픽 패스'가 필요하며, 올림픽 기간엔 경기장 티켓이 필요하다.
개막식 기간 회색 구역으로 설정된 일 상-루이 지역에 식당을 운영하는 엘렌 쿠헤는 "통행 제한 구역 운영으로 손님이 없어 주변 가게들이 하나둘씩 문을 닫고 있다"며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식당 문을 더 오래 열어놓을수록 적자만 쌓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근처의 또 다른 식당 관리자인 세바스티앙 랑제방 또한 "평소라면 날씨가 좋은 여름에 테라스를 운영하지만 지금 그곳엔 차단막이 설치되어 있다"라며 암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러나 어두운 파리 도심의 자영업자들의 모습과 달리 파리시민들은 통행 제한 실시안에 환호하고 있다. 4만4000개의 차단막이 동원된 통행 제한 구역에 거주하는 파리시민은 거주지 주변을 통행하는 차량과 행인, 이로 인한 소음이 감소해 기뻐하고 있다.
한 주민은 "차도 없고 사람도 없어 드디어 새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됐다"며 기쁨을 표현했다. 또 다른 주민은 "비로소 파리가 우리의 것이 된 것 같다"며 한산해진 파리가 놀랍다는 소감을 전했다.
파리 도심 자영업자들의 절망과 파리 도심 거주민들의 환호는 오는 26일 열리는 개막식 이후 끝날 예정이다. 파리 경시청은 "올림픽 개막식이 끝나는 대로 차단막을 제거해 다시금 도로 통행이 자유로워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