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아투★현장] ‘행복의 나라’ 조정석·유재명 등 “천만 관객이 봤으면”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files.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722010013499

글자크기

닫기

김영진 기자

승인 : 2024. 07. 22. 12:23

고 이선균의 유작으로 관심을 받은 영화 '행복의 나라'
1979년 10월 26일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류된 자와 그의 변호사의 이야기를 담아
'광해, 왕이 된 남자' 추장민 감독의 신작
111
'행복의 나라' 포스터./NEW
박흥주 대령을 모티브로 한 영화 '행복의 나라'가 베일을 벗는다. 이와 함께 배우들이 천만 관객에 대한 바람을 드러냈다.

오는 8월 14일 개봉될 영화 '행복의 나라'는 1979년 10월 26일, 상관의 명령에 의해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박태주(이선균)와 그의 변호를 맡으며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 정인후(조정석)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실존 인물인 박흥주 대령을 모티브로 박태주를 만들었다.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를 만든 추창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추창민 감독은 22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12·12사태나 10·26 사건은 많은 분들이 알고 있지만 그 사이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는 잊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시기의 재판 기록 등을 찾아보니 흥미로운 사건들이 있어 영화로 재구성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출연진 역시 추 감독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사건을 다룬 작품에 끌렸다고 했다. 정인후 역의 조정석은 "제가 몰랐던 인물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개인적으로 역사적인 공부도 됐다"며 "또 시나리오를 읽다보니 박태주를 변호해보고 싶은 욕망이 치솟았다"고 했다. 전상두 역의 유재명은 "나름 연기를 해오면서 많은 작품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행복의 나라' 시나리오를 읽는데 묘한 느낌이 들더라. 내가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이 작품 안에서 어떻게 연기할지 궁금증도 생겼다. 작품을 내내 배우로서 행복하고 뜻깊었다"고 밝혔다.
'행복의 나라'는 지난해 12월 세상을 떠난 고(故) 이선균의 유작 중 한 작품으로도 관심을 받았다. 추 감독은 "이선균에게 왜 이 작품을 선택했냐고 물었는데 '조정석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조정석이 좋은 배우 같다며 배우고 싶다고 하더라. 이렇게 좋은 배우에게도 아직 호기심, 열망이 있다는 걸 느꼈다. 또 여전히 배우는 자세로 연기하는 태도가 나를 놀라게 했던 기억이 있다"고 전했다.

조정석은 이선균의 발언이 농담인 줄 알았다며 "너무 감사하다. 나 역시 형님에게 많이 의지를 했다"고 했다. 조정석은 "이선균은 정이 많은 사람이다. 촬영자에서 단 한 번도 즐겁지 않은 순간이 없었다. 너무 좋은 형님이었다"며 "하지만 촬영장에서는 그 누구보다도 집념이 대단한 배우였다. 지금도 너무 보고 싶다"고 그리운 마음을 드러냈다.

조정석은 힘들었던 순간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정인후는 법적 싸움이 능한 인물인데 어쩌다 박태주(이선균)를 변호하게 된다. 잘못되어가는 재판에 분노하면서 심리가 변해간다. 그 과정이 재밌다"면서 "정인후를 연기하며 가장 힘들었던 건 마음의 변화, 심리의 변화를 다스리는 거였다. 화가 너무나 치밀어 오르는 순간이 있지만 적절하게 그 상황에 맞게끔 연기를 해야 했다. 그런 부분이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추 감독은 법정 세트에 가장 큰 신경을 썼다. 추 감독은 "영화는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시대의 기록이기도 하다. 10·26 법정 장면을 기록해보고 싶어 최대한 구체적으로 구현하려 했다. 변호인단수나 방청객 수, 검찰관 등 거의 동수에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조정석 역시 세트장에 감탄을 했다며 "배우가 의상, 분장의 도움도 받지만 공간의 기운도 많이 받는다. 그랬던 기억이 난다"고 했고, 백승기 역의 최원영은 "조정석과 대립하는 인물임에도 정의와 신념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했다. 방청객들이 꽉 차 있을 땐 무시무시하다는 느낌도 들더라. 그 기운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실제 사건과 인물을 연기한다는 부담감도 존재했다. 유재명은 "배우에게 도전이기도 하지만 부담감도 많이 느꼈다. 실제 자료를 찾아보고 분석하는 것도 있지만 어느 순간 그런 걸 버려야 할 때도 있다. 영화는 보는 분들의 상상력으로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내는 것이기도 하다. 배우도 그것에 의존하려 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그러면서도 과감하게 버리려다 두려운 마음이 들어 감독님을 찾곤 했다. 그런 반복의 연속이었다"고 밝혔다.

특히 13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서울의 봄'에서 황정민이 연기한 인물과 같은 인물을 연기하는 만큼 또 다른 부담감이 있을 터였다. 유재명은 "영화적 상상력이라는 단어가 있지 않나. 상상력에 의한 이야기의 전개 과정을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인물이 떠오르곤 한다. 제가 연기한 전상두는 개인의 인권을 무참하게 짓밟은 국가권력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서울의 봄'과는 결이 다르기도 하고 또 다른 영화적 상상력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또한 유재명은 "비교가 분명 있겠지만 각자의 매력이 있을 거다. 황정민이 연기한 전두광을 봤는데 정말 무시무시하고 어마어마한 에너지와 카리스마가 있더라. 전상두는 중간에서 줄타기를 하는 사람이다. 개인의 연기나 작품의 결을 해치지 않으면서 개인을 상징하는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애를 썼다. 또 시대가 잘 보이게 연기하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을 조명하는 만큼 추 감독의 바람도 있었다. 추 감독은 "박흥주 대령이 '행복의 나라'를 통해 소개되고 그 분이 세상에서 받았던 부당한 대우가 희석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배우들은 "천만 관객이 동원되길 바란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김영진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