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사설] 한동훈의 후보사퇴가 답이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files.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714010008648

글자크기

닫기

 

승인 : 2024. 07. 14. 19:32

◇ 총선참패 두고 네 탓만 하는 전당대회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점입가경이다. 22대 총선 패배 이후에 치러지는 전당대회는 처절한 반성과 참회를 바탕으로 미래 비전을 놓고 경쟁하는 무대여야 한다. 그런데 지금 벌어지고 있는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총선패배책임론을 두고 네 탓 공방을 하는 과거회귀형 전당대회가 되고 말았다.

◇ 참패한 총선 지휘자의 대표 출마가 원인
왜 이렇게 엉망진창이 되어버렸는가? 그 원인은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당 대표 선거에 출마했기 때문이다. 한동훈 후보는 총선 패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한동훈 전 위원장은 총선 패배와 관련해서는 대통령 탓을 해서도 안 되는 것은 물론 그 어떤 변명을 해서도 안 된다. 용산 대통령실이 총선 공천과정에 어느 정도 개입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총선의 최고사령관은 한동훈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동훈 전 위원장은 총선 참패를 책임진다는 자세로 자중과 자숙을 하면서 정치수업을 더 했어야 했다. 한 후보는 대표 선거에 출마하면서 "국민의힘을 개혁하기 위해 헌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특검법, 문자파동에서 보여준 정무적 판단 미숙
그러면서 제일 먼저 거론한 것이 바로 '채상병 특검법' 대안이다. 한 전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의 채상병 특검법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의 명분을 만들기 위한 수순이라는 사실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누가 특검을 추천할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 부분에서 한동훈 전 위원장의 판단은 현 비상시국에서는 맞지 않는 순진하고 위험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불거진 김건희 여사의 문자 파동은 한 전 위원장이 정당의 지도자로서 판단 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총선 때 한 전 위원장이 국민의힘에 영입했던 조정훈 의원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 여사의 사과가 진정성 있게 이루어졌다면, 총선에서 20석 이상은 더 가져왔을 것이라고 짐작한다"고 했다.

◇ 대통령과의 신뢰 깨져 당 내분 초래 우려
김건희 여사의 문자가 어떤 과정을 통해 공개되었는지 또 누가 왜 어떤 의도를 갖고 이 문자를 공개했는지는 지금 중요하지 않다. 문제는 한동훈 전 위원장이 설사 대표가 된다고 하더라도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는 도저히 함께할 수 없는 사이가 되었다는 점이다.
대통령의 임기가 3년이나 남아있고 대통령과 여당이 한 몸이 되어서 더불어민주당의 특검법, 탄핵, 입법 폭주 시도를 온몸으로 막아야 할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과의 신뢰가 산산조각이 난 한동훈 후보가 대표가 된다면, 아마 윤 대통령의 레임덕이 바로 시작될 것이다. 국민의힘은 내분에 휩싸여 야당의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폭주를 막을 수 없을 것이다. 국가도 대혼란에 빠질 것이다.

◇ 당 대표가 되어도 문제, 되지 않아도 문제

이런 상황을 바라고 한동훈 후보가 당 대표에 도전한 것은 아니지 않는가? 한동훈 후보의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고 또 자신이 대표가 되면 당의 개혁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상식적으로 보면 정상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런 비정상적인 상황을 만든 이가 누구든, 결자해지 차원에서 한동훈 후보가 책임을 지는 것이 바른 이치다. 한 후보가 국민의힘 당 대표가 되어서도 문제일 것이고, 혹은 한 후보가 결선투표까지 가서 당 대표가 되지 않으면, 한동훈의 정치적 미래는 없어지는 것이다.

◇ 보수의 큰 자산인 한동훈, 후보직 내려놓고 내공 쌓길

한동훈 후보도 보수 세력의 자산이다. 그런 자산을 잃을 수는 없다. 지금 이 시점에서 한동훈 후보는 경선 참여를 포기하고 후보직을 내려놓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한동훈 후보는 현실 정치에서 잠시 벗어나 국정을 책임질 수 있을 정도의 내공을 쌓아야 한다.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선거에 패하거나 정치적 시련을 겪었을 때 외국에 나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더 큰 세상을 공부했던 그 모습을 기억하기 바란다. 또 많은 정치 선배들이 선거 패배 이후 어떤 과정을 거쳐 화려하게 복귀했는지를 한번 되돌아보기 바란다.
자신보다 먼저 당과 국가를 생각하는 희생정신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동훈 후보의 결단을 기대한다.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