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외교적 노력 다할 것, 자유 향한 발걸음 헛되지 않도록"
북한 억류 뒤 숨진 오토웜비어 부모 "가장 강하고 용감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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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이날 정부 최초로 지정된 '제1회 북한이탈주민의 날 기념식'에서 북한 주민을 비롯한 탈북민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거듭 강조하면서 북한 정권의 인권 유린 문제를 강력 규탄하며 이 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을 탈출해 해외에 계신 동포들이 강제로 북송되지 않도록 모든 외교적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자유를 향한 여러분의 발걸음이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대한민국을 찾는 북한 동포를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단 한 분도 돌려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의 이 같이 강한 어조로 목소리를 높이자 행사에 참석한 탈북민들은 눈물을 흘렸다. 윤 대통령이 기념사 중간중간마다 탈북민에 대한 정책 지원 강화를 약속하자 박수와 함성도 쏟아졌다. 윤 대통령은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초기 정착지원금을 대폭 개선하겠다며 이들에 대한 고용 지원과 재정자립을 위한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탈북민 전용의 '미래행복통장' 출시와 더불어 이들을 고용한 기업에 대한 세액공제 등의 혜택도 이날 발표됐다.
기념식엔 여러 해외 인사들이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 북한에 억류된 채로 갖은 고문을 받다 미국으로 보내졌지만 곧 숨진 미국인 오토 웜비어의 부모는 "북한이탈주민들은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하고 용감한 사람들"이라고 평가했다.
동독 출신의 첫 독일 대통령인 요하임 가우크는 "독재가 자유를 이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북한이탈주민의 날' 국가기념일 제정은 "정의를 향한 귀중한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국에 정착해 패션 디자이너, 전복 양식업 등의 분야에서 성공한 사례와 탈북민 출신 1호 변호사 등이 소개되기도 했다. 최근 통일부 북한인권홍보대사로 위촉된 배우 유지태 씨가 이들을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올해 1월 국무회의에서 통일부에 북한이탈주민의 날을 제정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2022년 출범하자마자 북한 인권 보고서 공개 발간을 준비해서 지난해 3월 발간했다"며 "북한 인권 문제 해결이 한반도 평화와 통일 대한민국을 이루는 중요한 토대"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1990년대 중반 탈북이 급증하면서 북한 이탈 주민의 복지 뿐만 아니라 사회 통합과 통일 준비 차원의 정착 지원 필요성이 증가했다"며 "1997년 7월 북한 이탈 주민의 보호 및 정착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 시행되고 통일부가 정착 지원 업무를 본격적으로 수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이탈주민의 날을) 기념하기 위한 조형물도 오두산 통일전망대에 건립했다"고 덧붙였다.
김일혁 북한인권운동가도 "대한민국에서 자유와 권리를 누리며 원하는 것을 스스로 선택했다"며 "이 세상 모든 사람은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할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저는 지금 누리는 이 자유를 북한 주민들도 함께 누릴 수 있게 하는 것이 곧 통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