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주목할 것은 이번 청원을 주도한 인물이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외치는 촛불행동의 권오혁 공동대표인데 그가 전과 5범의 국가보안법 위반자로 알려졌다는 점이다. 이런 인물이 탄핵 청원을 올렸는데 수권 정당을 자임하는 거대 민주당이 탄핵 몰이에 동조한 것은 안타깝고 한심하다. 국민의힘은 이번 청문회가 "거대 야당의 희대의 갑질이며 횡포다. 헌법과 법률을 파괴하고 국정을 마비시키는 폭거이자 국론을 분열시키는 망동"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한다.
대통령 탄핵 사유는 정치성이 다분한데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에 대한 외압 행사, 명품 뇌물수수·주가조작·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조작, 전쟁 위기 조장, 일본 징용 친일 해법 강행, 후쿠시마 핵 폐수 해양투기 방조 등이라고 한다. 이런 구체적 내용은 정쟁을 일삼고 정권을 공격하는 사람이 아니면 일반인이 대통령 탄핵과 연계할 내용이라고 보기 어렵다. 국정을 바로잡겠다는 순수성보다 대통령을 공격해서 끌어내리려는 의도가 숨어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대통령 탄핵은 중대한 헌법 및 법률 위반, 국가안보 침해, 직무 유기나 범죄 행위 등 엄격히 제한된다. 국회법 123조는 '국가기관을 모독하는 내용의 청원은 이를 접수하지 아니한다'라고 돼 있는데 대통령은 헌법상 국가기관이다. 청원법 제6조는 '감사·수사·재판·행정심판·조정·중재 등 다른 법령에 의한 조사·불복 또는 구제 절차가 진행 중인 사항은 청원 처리 예외 대상'으로 본다. 국회에 올라온 5가지 탄핵 청원 내용 중 이 규정에 해당하는 게 과연 있단 말인가.
민주당은 이런 내용을 모를 리 없는데 2장짜리 청원서로 대통령과 부인, 장모 등 39명의 증인과 7명의 참고인을 채택하고 23개 기관에 266건의 자료 제출을 요구한다. 남미의 중우정치(衆愚政治)가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탄핵 사유로 보기 어려운 사안으로 정치 목적의 탄핵청문회를 여는 것은 심하게 말하면 '총칼만 들지 않은 쿠데타'나 마찬가지 아닌가. 민주당은 탄핵 놀이를 당장 중단하라. 엄청난 역풍이 두렵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