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노는 삼성전자 내 5개 노조 중 조합원 2만8397명으로 최대 규모인데 지난 1월부터 사측과 임금협상을 벌여왔다. 협상이 불발되자 지난달 7일엔 연가 투쟁을 했는데 노조원의 큰 호응은 없었다.
삼전노는 1차로 8~10일 총파업을 단행하고, 사측의 반응이 없으면 그다음 주엔 5일간 2차 행동에 나설 계획이다. 사측은 노조의 요구에 일회성 여가 포인트(50만원) 지급, 휴가 의무 사용 일수 2일 축소, 노사 간 상호협력 노력 등의 방안을 제시했는데 거부됐다.
노조가 파업을 선언한 이유를 보면 '이게 과연 삼성전자에서 파업을 벌일 일인가' 의구심이 들 정도다. 일방적 구조조정, 직원 해고, 연봉 삭감, 노조 탄압 등의 일이라면 노조로서 당연히 반대도 해야 하고, 연가 투쟁과 총파업 얘기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연봉협상에 사인하지 않은 노조원에게 더 보상하라는 주장인데 이는 직장 내 임금 차별로 사측이 절대 받을 수 없는 요구다. 이런 황당한 요구를 들이대고 총파업에 나서는 것은 명분도 없고 실리도 없다.
삼성전자에서 총파업 얘기가 나온 것 자체가 충격이다. 삼성전자가 최고 기업 소리를 듣지만 글로벌 경쟁을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 미국·일본·대만·중국·유럽연합 등 세계가 반도체 전쟁을 벌이고 있다. 싸움의 중심에 있는 삼성전자는 선두 업체를 추월해야 하고 후발업체의 추격은 막아내야 한다. 독보적 기술과 신제품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사측은 혁신과 투자 결단이 있어야 하고 이를 실행·실천하는 직원들(노조원)은 의기투합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높은 연봉과 좋은 복지로 취업 준비생에게 선망의 대상이다. '삼성 고시'라는 말이 생길 정도다. 삼성 직원들은 노조에 가입돼 있어도 최고 회사에서 최고 대우받는다는 자부심이 있어야 한다. 삼성전자에서 임금과 복지 문제로 총파업하면 다른 회사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노조원에게 총파업은 마지막 카드인데 이 카드를 함부로 써선 곤란하다. 국민의 눈에도 거슬리고, 명분도 찾기 어려운 총파업 선언은 상생 차원에서 당장 철회해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