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위원장의 발언은 품격을 의심케 한다. 해병대원 특검법 입법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온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에게 "천지 분간을 못하고 앉아 있는 건가" "가훈이 '정직하지 말자'인가"라고 모욕을 줬다. 임성근 전 사단장에게는 "토 달지 말고 사과하라"고 호통치고 "천공은 잘 알고 있나"라고 했다. 유재우 국방부 법무관리관에게도 "일부러 기억 안 나게 뇌 흐름을 조작하지 말라"고 했다. 10분 퇴장 명령도 반복했다.
정 위원장은 지난 25일 법사위에서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이 의사일정에 이의를 제기하자 "성함이 뭐냐. 국회법 공부 좀 더 하고 오라"고 했고 이에 유 의원이 "위원장 성함은 뭐냐"고 받아쳤다. 법사위 사회를 문제 삼자 의사 진행을 방해한다며 윤리위 제소하고 사과하지 않으면 뜨거운 맛을 보여주겠단다. 이에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왕따를 만들고 집단 폭행을 가하는 학교폭력을 보는 듯하다"고 비판했다.
증인을 불러 놓고 죄인 다루듯 막말, 모욕, 망신, 갑질과 비하를 일삼는 것은 국회 고질병인데 22대 국회 들어 특히 심하다. 그 중심에 정 위원장이 있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해병대원 죽음의 원인을 밝히고 재발 방지를 논하는 청문회가 모욕 청문회가 되고 말았다. 오죽하면 해병대총연맹이 정 위원장과 박지원 의원을 콕 찍어 군인을 조롱하고 모욕했다며 국회 앞 시위까지 벌였겠는가.
국회의원이라면 품격을 지켜야 한다. 국회법 어디에 증인이나 참석자에게 소리 지르고 반말하고 면박 주라는 규정이 있나. 이러고도 국민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나. 정 위원장의 발언이 도를 넘자 과거의 막말까지 소환되는데 본인은 물론 민주당에게도 악재일 것이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이런 국회의원의 갑질과 막말 등 부끄러운 처신에 경고를 해야 한다. 국회를 고품격 토론의 장으로 만들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