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의 사퇴에 따라 민주당은 박찬대 원내대표가 당 대표 직무대행을 맡는다. 민주당은 이번 주 중 전대위를 출범시키고 다음 달 초 당 대표 후보자 등록 공고를 낸다. 당 대표 선거엔 이 대표를 비롯 비명계인 이인영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지만, 친명계 일색인 당원 및 국회의원 구성상 경선(밴드왜건) 효과는 기대할 수 없게 된다. 이 대표의 독주로 이 대표 연임이 거의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민주당에서 당 대표 연임은 민주당 전신인 새정치국민회의 총재직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처음이다. 그만큼 비상식적인 흐름이다.
이 대표는 2022년 6월 '사법 리스크 방어'라는 거센 논란 속에 치러진 보선에 이어 민주당 대표에 당선된 뒤 2년 2개월 만에 당 대표직 연임에 나서게 되는 것이다. 이는 총선이 끝나면 승패와 관계없이 당 대표와 최고위원들은 당직을 내려놓고 민심을 반영해 새 지도체제를 꾸리는 정상적인 정당 정치에 역행하는 것이다.
찬반 논란이 거센 가운데 이 대표가 연임을 강행하게 된 것은 앞으로 닥칠 사법 리스크와 정치 불확실성에 대한 대비로밖에는 이해할 수 없다. 특히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대북송금 항소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후, 제3자 뇌물죄 혐의로 검찰에 의해 추가 기소된 이 대표의 입장에서는 사법 리스크 관리가 최우선 과제이고 이를 위해 당 대표 연임 선택이 불가피했다는 지적이다. 최근 친명 내부의 균열 조짐도 당 대표 추진의 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우리는 다시 한번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재명 대표 연임 추진, 사법 리스크 모면용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