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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플랫폼산업의 시대, ‘자승자박’ 위기 벗어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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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주 기자

승인 : 2024. 06. 2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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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과 반도체산업. 대한민국의 주력 산업으로 꼽히며 작은 나라의 '자존심' 역할을 톡톡히 해온 산업군들이다.

초등학생 시절 수업시간에서는 해당 산업을 두고 지금은 물론, 미래까지도 책임질 '자랑거리'라는 내용이 곧잘 나오기도 했었다. 그러나 그 이후의 길은 마냥 순탄치만은 않았다. 조선업은 중국의 부상과 인력난 문제로, 반도체산업은 경쟁국의 약진에 이전과 같은 위상을 장담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변화는 앞으로의 대한민국을 책임질 유망산업 육성의 중요성을 전하게 됐다. 이에 플랫폼 산업의 주목도 역시 필연적으로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와 야당에서 재추진을 시도하는 플랫폼공정경쟁촉진법, 즉 '플랫폼법'이 걱정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거대 사업자의 독과점 폐해 방지와 상생 강화'라는 명목으로 추진되고 있는 이 법안에서는 매출 5000억원 이상인 사업자나 국내 소비자 판매액이 3조원 이상인 온라인 플랫폼 중개사업자의 자사 우대나 멀티호밍(타사 플랫폼 이용) 등 행위를 규제한다. 물론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이 지속되는 가운데 상생을 위한 규제가 마련될 필요성은 존재한다. 문제는 해당 법안이 시대적 흐름과 역행한다는 점이다.
이미 쿠팡과 배달의민족, 야놀자 등의 플랫폼들이 소비자의 삶은 물론, 다양한 산업군 내 세지못할 기업들과도 연관된 것이 현실이다. '거대 플랫폼'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들 기업이 규제 대상이 된다면 소비자와 입점업체의 불편은 예고된 수순이다.

또 매출과 판매금의 규모를 파악하기 힘든 해외기업은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어 국내기업만 대상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구글부터 알리익스프레스 등 외국 플랫폼들이 자국을 넘어서 전세계에서 활동하는 지금, 국내 기업들은 규제 걱정부터 해야 할 판이다. 상생을 위한 법이 플랫폼의 활동을 겨냥하며 오히려 산업의 위축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산업의 약진을 국가가 앞장서서 가로막는 상황이 펼쳐지게 됐다. 그동안 나라를 먹여살린 산업들이 흔들리는 가운데, 유망산업의 성장을 스스로 발목 잡는 실수는 반드시 피해야한다.
서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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