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금수산 영빈관 회담에서 김정은은 "북한은 세계의 전략적 안정과 균형을 유지하는 데 강한 러시아의 중요한 사명과 역할을 높이 평가한다"며 "러시아 정부와 군, 인민이 주권과 안보 이익, 영토보전 수호를 위해 우크라이나에서 특별군사작전을 수행하는 데 전폭적인 지지와 연대를 표명한다"고 했다. 이는 무기를 팔아먹고, 위성기술 등 첨단 기술을 받기 위한 전략적 발언이라는 분석이다.
북·러 회담 전날 한국과 중국은 서울에서 9년 만에 양국 외교·국방 차관급이 참석한 2+2 외교안보대화를 가졌다. 한국은 북한 비핵화에 중국의 역할을 당부하고 북·러 밀착이 중국에 도움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강조한다. 중국 언론은 "북 유사시 러시아의 개입이 우려된다"고 했고 중 외교부가 북·러 밀착은 "그들 양자 간의 왕래"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은 이례적이다.
푸틴 방문에 미국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미 국무부는 "북한의 러시아에 대한 (무기) 지원 차단을 위해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했는데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북한 포탄 180만발이 공급된 것으로 본다. 뉴욕타임스는 푸틴 방문이 "우크라이나전 승리를 위한 협력 확보"로 미국에 대한 "특별한 도전"으로, 일본 언론은 푸틴이 북한을 "무기 공장으로 활용하고 북한은 첨단무기를 받으려 한다"고 정곡을 찔렀다.
한반도는 안보 격랑에 휩싸였다. 푸틴 방문으로 북·러가 밀착하고, 소원했던 한·중은 외교안보대화로 훈기가 도는 모양새다. 한반도로 중·러가 집결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미국과 최고 동맹을 유지하며 중국을 지렛대 삼아 북·러 밀착을 견제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중국 언론이 북 유사시 러시아 개입을 우려하고, 중 외교부가 "그들 간의 왕래"라고 한 것은 북·중 간 틈이 생겼다는 뜻인데 우리에겐 기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