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으로 신뢰받는 기관이 우리 경제가 이룬 성과를 이렇게 높게 평가한다는 것은 자만하면 곤란하지만 놀라우면서도 우리에게 분발할 힘을 주는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정부와 민간 모두가 날로 치열해 져가는 국제경쟁에서 최선을 다한 결과여서 반갑기 그지없다.
평가 내용을 분야별로 보면 기업효율성이 종전 33위에서 23위로 10계단 올랐고, 인프라는 16위에서 11위로 크게 상승했다. 생산성·효율성(41→33위), 노동시장(39→31위), 금융(36→29위), 경영관행(35→28위), 태도·가치관(18→11위) 등 5개 부문 골고루 상승한 덕이다. 이에 반해 인프라 분야에서 보건·환경 부문은 한 계단(29→30위) 낮아졌다. 보건인프라(14→27위) 항목 순위가 떨어진 탓이다. 여기에는 의사 파업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됐다. 경제성과(14→16위), 정부효율성(38→39위) 분야의 순위는 소폭 내렸다. 국제무역(42→47위), 조세정책(26→34위) 등 부문 순위가 하락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정부는 민간 부문 경쟁력은 날로 상승하고 있는 데 반해 정부 부문은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현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를 계기 삼아 정부 부문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국가 정책을 전반적으로 재편해 나가기 바란다. 비효율적인 정부 정책은 과감히 폐기하는 대신 국제경쟁력을 갖춘 부문에 대해서는 선택과 집중 원칙을 적용해 대응해야 할 때다.
아울러 민간을 끌고 가려 하는 대신, 민간이 이끌고 정부가 이를 뒷받침한다는 자세로 임하기 바란다. 민간 부분이 자율성과 역동성을 더 강화해 무한경쟁 상태로 치닫고 있는 국제무대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마땅하다. 민간과 상시 협의체를 구축해 원활한 소통을 바탕으로 국가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높여가는 게 자원빈국인 우리의 살길임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