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원내대표는 "최근 (뉴스1·갤럽) 여론조사에서 국회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에 대한 부정 평가가 49%로 국민 절반에 달했다"며 "(민주당은) 민심을 외면한 채 오로지 이재명 구하기 위한 사당화에 여념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재명 한 사람의 사법 리스크가 삼권분립, 언론, 의회, 정당 그리고 민주주의를 모두 파괴하고 있다"며 "거꾸로 가는 민주당에 경고하는데 민심이 천심이다"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이 권한쟁의심판 청구라는 강수를 둔 것은 민주당의 11개 상임위원장 독식으로 국회가 파행돼 의정활동을 못 하기 때문이다. 관례대로 하면 제2당이 법사위원장을 맡아야 하는데 제1당인 민주당이 가져갔다. 국민의힘이 반발하면서 국회가 두 쪽이 났다. 민주당은 국회 내 상임위원회를 단독으로 열어 가동하고, 국민의힘은 당내에 별도의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한 지붕 두 가족 국회가 되고 말았다.
우원식 의장이 17일 여야 합의를 중요하게 여기며 11 대 7로 여야 간 결론을 내달라고 한 것은 높이 살만하다. 다만 민주당의 의견을 수용, 법사위·운영위 등 11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갖도록 길을 터준 것은 중립을 깼다는 지적이다. 4·10 총선에서 민주당이 더 많은 표를 얻었지만 이는 합의에 따른 상임위 배정을 바라는 국민의 뜻과 맞지 않는다. 이제라도 관례대로 운영위와 법사위를 국민의힘과 나누어 맡아야 한다. 그래서 이 문제를 헌법재판소에서가 아니라 정치권 안에서 풀기 바란다.
헌법재판소 책임도 무겁게 됐다. 추 원내대표가 "헌법재판소의 현명한 결정을 촉구한다"고 했는데 권한쟁의심판 청구에 대한 판단을 신속하게 내릴 필요가 있다. 헌재의 판단이 늦어질수록 국회의 파행과 여야 충돌이 격해질 것이다. 거대 야당의 상임위원장 독식과 일방적인 국회 운영이 옳은 것인지 아니면 관례대로 균형 있게 배정해 국정을 원만하게 운영하는 게 좋은지 신속한 판단이 나와야 국정 혼란을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