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L 인근서 대규모 기동훈련 예정
정부 차원 '대규모 대북전단' 띄우고
초대형전광판 설치해 심리전 가능성
일각 "대결의 악순환 빠질것"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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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이날 오후 긴급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를 열고 "확성기 방송 실시를 빌미로 북한이 직접적 도발을 감행할 경우 '즉·강·끝(즉각, 강력히, 끝까지)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응징하라"고 지시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8일 밤부터 북한이 띄운 오물풍선이 이날 오전 10시까지 국내에 80여 개가 낙하했다. 이번에 북한이 날린 오물풍선은 총 330여 개였지만 서풍계열 바람의 영향으로 국내에서 식별된 것은 소수에 불과했다.
이에 정부는 2018년 4월 판문점 선언 이후 중단해 온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군 당국은 이날 오후 최전방 24곳에 설치된 고정식 확성기와 이동식 장비 16대 등을 투입해 국군심리전단에서 제작·송출하는 라디오 대북방송 '자유의소리'를 확성기로 재송출하기 시작했다. 앞서 군은 최근 전방지역에서 대북방송 송출을 위한 '자유의 메아리 훈련'을 실시했다. 군 당국이 2018년 이후 실제훈련은 처음이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한국군의 대표적 대북 심리전 수단이다. 북한은 우리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체제 위협' 수준으로 간주해 확성기에 포격까지 한 바 있다.
북한이 각종 남북 회담때마다 중단을 요구하고, 총·포를 쏠 정도로 치를 떠는 '대북 확성기 방송'이 재개된 건 6년여 만이다. 이를 시작으로 앞서 예고했던 '감내하기 어려운 조치'들이 단계적으로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은 백령도를 비롯해 서북도서에 배치된 K-9 자주포와 육군의 다연장로켓체계 '천무' 등의 실사격 훈련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9·19 남북 군사합의 전부 효력 정지 선언 이후 첫 서북도서 일대의 해상 사격훈련은 이달 중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후 각 군의 훈련 계획에 따라 군사분계선(MDL) 인근에서의 실사격과 연대급 이상 대규모 기동훈련도 진행될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북한이 추가 도발에 나설 경우, 군이나 정부차원의 대규모 대북 전단을 띄우거나 대형 대북 전광판 설치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남 오물풍선을 보낸 주체가 북한군인 만큼 우리 군도 직접 나서 북한 전역을 완전히 덮어버릴 대규모의 대북 전단 풍선을 띄울 수 있다는 관측이다. 또 초소 부근에 높이 10m, 길이 18m인 대형전광판을 설치해 북한 군인들의 인식을 바꾸고 남한에 대한 동경을 갖게 하는 대북 심리전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2015년 목함지뢰 사건 당시 확성기를 다시 켜니, 김정은이 아주 '경기'를 하며 준전시 상태까지 돌입하겠다고 협박했다"며 "확성기 설치는 시작일 뿐이다. 군이 나서면 북한 주민들을 완전히 덮어버릴 만큼의 대북전단이나 USB 등을 날릴 수 있다. 추가 도발 시엔 대북 전광판도 세울 수 있는 등 우리 당국이 취할 '감내하기 어려운 조치'는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군 당국의 조치가 진행될 수록 남북간 대결구도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측간 국지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과거처럼 대북 확성기를 겨냥해 조준 타격 위협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번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로 자칫 남북 관계에서 대결의 악순환 구조에 빠질 수 있다는 게 우려스러운 부분"이라며 "한반도 내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우발적인 돌발적인 사태의 발생을 억제시킬 수 있는 상황 관리 능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