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커 의원은 국방력 강화에 필요한 국방예산 550억달러(약 75조원) 증액 계획을 공개하면서 한국에 전술핵을 재배치하자고 제안했다. 전술핵 재배치 제안도 놀라운데 아예 NATO처럼 한국과 핵무기를 공유하자고 한 것은 충격적 제안이다. 외교위 간사인 리시 의원은 최근 청문회서 북한이 "다양한 핵무기 수백 개를 실전 배치 중"이라고 우려했다.
상원 군사위와 외교위 간사 입에서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얘기가 나온 것은 미국 조야에서 학자·교수·전직 관리가 한국의 핵무장을 지지하는 발언을 한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의회에서 북핵을 심각하게 본다는 것인데 우리로선 나쁘지 않다. 11월 바이든-트럼프 리턴매치에서 트럼프가 승리할 경우 이들 주장이 힘을 받고, 외교·안보 정책에 반영될 가능성이 커진다.
한반도에 핵을 두는 문제는 한국만의 문제를 넘어 한·미 공통 관심사가 돼가는 모양새다. 전술핵을 재배치해 NATO처럼 핵을 공유하든, 자체적으로 핵을 개발하든 형식과 방법이 문제일 뿐이다. 항간에는 트럼프가 당선되면 주한미군을 철수 혹은 축소하고 북한과 대화하며 한국의 핵무장을 용인할 것이라는 말까지 나오는데 우리에겐 위기이며 기회도 된다.
핵과 관련,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의 의지다. 미국에서 분위기가 무르익어도 우리 내부에서 이를 받아들이고, 기회로 활용하지 못하면 평생 핵 위협에 시달려야 한다. 북핵에 대한 유일한 대응은 핵 균형일 것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핵 보유에 종북 좌파들의 반발과 시위가 걱정된다고 했는데 곱씹어 들을 말이다. 국민적 결단의 시간이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