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마시고 사고를 냈다" "대신 자수해달라" 녹취 확보
2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매니저 A씨의 휴대전화를 압수·분석해 김씨가 그에게 "술을 마시고 사고를 냈다" "대신 자수해달라"는 내용이 담긴 녹취를 확보했다.
경찰은 이 녹취 내용을 바탕으로 김씨에 대한 혐의를 기존 '범인도피방조'에서 '범인도피교사'로 더 무겁게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형법상 방조범은 정범보다 감경돼 처벌받지만, 교사범은 정범과 동일한 형으로 처벌받는다.
김씨는 사고 직후 막내 매니저 직원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고는 '자기 대신 허위 자수 해달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직원은 "겁이 난다"며 김씨 요구를 끝내 거절했고, A씨가 김씨의 옷을 입고 경찰에 찾아간 뒤 허위 자백을 했다.
경찰은 오는 31일까지 수사를 마무리해 김씨를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김씨에 대한 구속 기한 만료는 내달 3일이다.
경찰은 27일 김씨를 이날 변호인 참관 아래 조사했다. 김씨는 이날 조사에서 자신의 '음주 뺑소니' 정황을 뒷받침할 핵심 증거인 아이폰 3대의 비밀번호 중 일부만 제공하는 등 수사에 여전히 비협조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전날 기자 간담회에서 김씨 수사에 대해 "객관적 증거가 있고 참고인 조사를 충분히 했다"며 "현재까지 확보한 증거나 관련자 진술로 미루어 볼 때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상 죄를 입증하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의 택시를 충돌하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