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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참모본부는 28일 밤 12시 31분께 "우리 군은 지난 27일 오후 10시 44분께 북한이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서해 남쪽 방향으로 발사한 '북한 주장 군사정찰위성' 1발을 포착했다"며 "이후 오후 10시 46분께 북한 측 해상에서 다수의 파편으로 탐지돼 공중폭발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북한은 정찰위성을 발사한 지 1시간 30여 분만에 발사 실패를 공식화했다. 북한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신형 위성운반로케트는 1단 비행 중 공중폭발해 발사가 실패했다"며 "새로 개발한 액체산소·석유발동기의 동작믿음성에 사고의 원인이 있는 것으로 초보적인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21일 처음으로 군사정찰위성을 궤도에 올린 바 있다. 정찰위성 1호기의 발사체 '천리마-1형'엔 백두산엔진이 장착됐다. 백두산엔진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들어가는 엔진으로 구소련의 RD-250 엔진을 모방해 만들었다.
이번엔 발사실패한 '만리경-1-1호'는 러시아의 기술협력을 토대로 추력이 더 강한 '액체산소+케로신(등유)' 조합 연료를 사용한 엔진을 장착한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엔진은 우리나라가 러시아와 기술협력을 통해 나로호·누리호에 장착했던 엔진과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술체계가 완전히 이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짧은 기간에 발사를 시도한 것은 무모했다는 평가다. 러시아 기술진이 북한에 들어가 발사체 개발을 지원했다고 해도 6개월만에 엔진체계를 변경해 발사한다는 것은 의아한 결정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러시아가 새 엔진을 통째로 넘겨줬을 것이란 예상도 있다. 합참 관계자는 "'기술지원'이라는 기술 전수, 설계 제공, 부품 제공 등 여러 수준이 있을 수 있다"면서 "모든 단계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봐야 한다"고 했다.
군 당국은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지난해에 두 차례 실패했을 때와 달리 추가 발사 계획을 공언하지 않았다. (정찰위성)추가 발사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지난해 11월 북한이 세번의 시도 끝에 정찰위성 발사를 성공했을 때 다음 날 바로 극초음속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런 사례가 있기 때문에 도발은 언제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