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전 대통령은 김정은이 판문점 '도보다리' 대화에서 "딸 세대한테까지 핵을 머리에 이고 살게 할 수는 없는 거 아니냐"며 "(핵을) 사용할 생각 전혀 없다"고 말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이 자신의 비핵화 약속이 불신임받는 것에 답답함을 토로했다고 말했다. 베트남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의 성과가 없는 것은 미국 참모들의 문제로 돌렸다.
국민의힘은 이를 두고 "(문 전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나경원 의원은 "핵 개발을 합리화하는 북한 궤변을 아직도 두둔한다. 지도자의 나이브함(순진함)이 국가 리스크"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에 대해 "문재인 전 대통령 대북관을 제발 극복하라"고 충고했다. 윤상현 의원은 "김정은에게 속아주며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만들었다"고 직격했다.
문 전 대통령의 이런 강변은 국민이 북한의 핵 위협을 경시하게 할 무책임하고도 위험한 발언이다. 북한은 남북 대화와 미·북회담 중에도 핵무기를 개발, 남한을 향해 핵을 쏘겠다고 위협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를 비판하기는커녕 김정은의 비핵화가 진심이라고 강변하기에 바쁘다. 김정은이 수도 없이 도발하고 서해상에서 우리 국민을 불태웠는데도 말이다.
다만 문 전 대통령은 북한의 남북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해 "깡패국가 같은 면모"라고 했다. 또 김정은이 남북관계를 '적대적, 교전 중인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한 데 대해선 "평화를 지향하는 국가지도자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문 전 대통령이 이런 말을 하면서도 어떻게 여전히 김정은의 비핵화 약속을 신뢰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그래서 부동산 정책 실패, 원전 관련 통계조작 등으로 얼룩진 내치 실패를 이런 억지 논리로 덮으려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