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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이하 현지시간) 방과르디아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멕시코 야권 우파 연대의 소치틀 갈베스 대통령후보(여·60)는 "쿠바 의사들을 고용하는 건 (쿠바의) 권위주의 정권을 재정적으로 후원하는 것"이라고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정부를 비난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선되면 쿠바 의사들의 멕시코 취업을 허용하지 않겠다"며 "우리는 멕시코 의사를 원한다. 멕시코 의사들이 일자리를 얻고 돈도 잘 벌게 되는 것이 나의 바람"이라고 했다.
멕시코는 쿠바 의사의 멕시코 취업을 확대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쿠바를 방문한 조에 로블레도 멕시코 사회보장보험청장은 지난 11일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을 예방하고 "쿠바 의사 1200명을 추가로 공립 의료시스템에 고용하겠다"고 약속했다.
멕시코 공립 의료시스템에선 이미 쿠바 의사 768명이 환자를 돌보고 있고 금명간 123명이 더 합류할 예정이다. 1200명이 추가로 고용되면 멕시코에 취업한 쿠바 의사는 2000명을 넘어서게 된다.
멕시코가 쿠바 의사를 고용하고 있는 건 의사가 부족해서다. 멕시코의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2.4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3.5명보다 훨씬 적다. 우리나라 2.5명에도 뒤진다. 멕시코의 의사 부족은 의료공백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방 의료공백이 크다. 지방을 기피하는 의사들이 많고 설령 지원자가 있어도 치안불안 때문에 근무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 지방의 의사 부족은 심각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멕시코는 의술이 뛰어난 쿠바로 눈을 돌렸다. 경제는 낙후돼 있지만 쿠바의 의술은 중남미 최고로 평가 받는다. 중남미의 지도자나 유명인이 중병에 걸리거나 치료가 필요할 때 쿠바로 달려가는 이유다. 이제는 고인이 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2011년 6월 이후 최소 4차례 쿠바를 방문해 암 수술을 받았다. 아르헨티나가 배출한 세계적인 축구스타 디에고 마라도나가 마약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치료를 받은 곳도 쿠바였다.
멕시코에 취업한 쿠바 의사들은 월 1만7000~2만 페소를 봉급으로 받는다. 이는 멕시코의 평균 임금과 엇비슷한 수준이다. 고급 인력을 채용하지만 재정적 부담은 크지 않은 셈이다. 다만 봉급의 약 75%를 쿠바 정부가 가져가 정작 의사들이 손에 쥐는 돈은 4400페소(약 260달러) 정도라고 한다.
게다가 멕시코와 쿠바는 공용어로 스페인어를 사용해 언어상의 문제도 없다. 현지 언론은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데다 쿠바가 해외진료 경험이 많은 의사들을 선발해 보내고 있어 쿠바 의사들이 빠르게 멕시코에 적응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인력 수입을 통해 부족한 의사를 채우는 건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도 거세다. 결국은 의대정원 확대가 답이라는 것이다.
갈베스 후보는 "집권하면 지방 의대를 늘려 멕시코가 더 많은 의사를 배출하도록 하겠다"며 "(특히 부족한) 심장내과 전문의와 소아과 전문의가 늘어나도록 정책을 집중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