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등 주변국 동맹훼손 전략
NYT "체포·제거해야 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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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와르는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인 약 1200명을 살해해 가자지구 전쟁의 발단이 된 기습작전의 설계자이기 때문이다. 10월 7일이 이스라엘의 '9·11'이라면 신와르는 하마스의 '빈 라덴'에 해당한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2일(현지시간) 신와르가 이스라엘에 대한 복수를 위해 휴전 협상을 지연시키면서 전쟁을 의도적으로 지속시키고 있다고 이스라엘과 미국 정보기관 관리들이 평가한다고 보도했다.
신와르의 전략은 이스라엘의 국제적 명성을 깎아내리고, 미국 등 주요 동맹국과의 관계를 훼손할 때까지 전쟁을 계속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신와르는 1962년 가자지구에서 태어났다. 1980년대 하마스에 합류한 뒤 이슬람교를 배반하거나 이스라엘과 협력한 팔레스타인인을 살해한 혐의로 1989년 이스라엘 감옥에 수감됐다. 이후 2011년 이스라엘 군인 1명 석방 대가로 팔레스타인인 1000여 명을 석방할 때 함께 풀려났고 6년 후 가자지구 하마스 지도자로 선출됐다.
휴전 협상에 정통한 서방 고위관리들은 가자지구 외부의 하마스 지도부는 종종 타협 의향을 비쳤지만, 신와르는 종전 여부와 상관없이 자신이 살해될 수 있다고 알고 있기 때문에 이스라엘 협상가들에게 양보할 준비가 덜 돼 있다고 본다.
아울러 미국과 이스라엘 관리들은 하마스가 '영구 휴전' 방침을 유지하기로 한 막후 결정의 중심에 신와르가 있다며 그의 승인을 기다리느라 협상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이에 따라 신와르는 이스라엘과 서방 관리들에게 이스라엘 사회를 분석하고, 그에 따라 정책을 조정할 수 있는 잔인한 적이자 능숙한 정치 운영자로 부상했다고 NYT는 평가했다.
이 관리들은 신와르가 휴전 협상의 중요한 국면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한 대중의 분노를 자극하기 위해 일부 이스라엘 인질들의 동영상을 공개하는 시기를 조절했다고 본다.
실제 이스라엘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라파 작전 개시에 대한 강력한 압박에 직면하자 하마스는 지난 5일 라파에서 인근 국경 지대를 향해 로켓을 발사해 이스라엘 군인 4명을 살해한 바 있다.
NYT는 만약 이 공격이 하마스의 책략이었다면 이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며 이스라엘이 7일 라파 외곽에서 작전을 시작했고, 이어 바이든 대통령이 8일 CNN방송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라파에 진격하면 공격 무기와 포탄 지원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지도자들은 가자전쟁을 시작하면서 신와르 암살을 주요 목표로 삼았고 그가 '산송장'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하지만 전쟁 개시 7개월 동안 가자지구 상당 부분을 황폐화시켰지만, 신와르는 건재하고, 인질 대부분을 석방하지 못한 것은 이스라엘의 실패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NYT는 평가했다.
이스라엘은 신와르를 살해하려고 하면서도 인질 석방을 위해 사실상 휴전 협상의 전권을 쥐고 있는 그와 간접적으로 협상해야 하는 처지다. 미국·이스라엘·하마스 관리들은 이집트와 카타르에서 휴전 협상이 진행되고 있지만, 하마스 협상단이 어떤 양보에 동의하기 전에 신와르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말한다고 NYT는 전했다.
미국 관리들은 신와르가 가자지구 칸유니스의 지하터널에 은신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하는데, 이는 라파에 대한 이스라엘의 군사작전 명분을 약화시킬 수 있는 정보로 평가된다.
미국과 이스라엘 관리들은 신와르가 인질들을 인간 방패로 삼고 있다고 보는데, 실제 11월 휴전 중 석방된 한 이스라엘 인질은 억류 중 신와르를 만난 적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스라엘군이 2월 가자지구 터널에서 발견해 공개한 보안 카메라 영상에 한 남성이 여성과 아이들을 데리고 터널로 서둘러 내려가는 모습이 담겨있었는데, 군 당국은 이 남성이 신와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