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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화제작들 한 자리에...미리보는 칸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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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준 기자

승인 : 2024. 05. 13. 10:04

한국시간 15일 개막
제77회 칸 국제영화제 공식 포스터
제77회 칸 국제영화제가 14일(현지시간)부터 25일까지 프랑스 남동부 해안의 중심 도시 칸에서 열린다. 사진은 올해 영화제의 공식 포스터로,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이 연출한 1991년작 '8월의 광시곡'의 한 장면을 빌려왔다./제공=칸 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
전 세계 영화인들의 축제가 프랑스 남동부 해안의 중심 도시 칸에서 올해도 어김없이 펼쳐진다. 제77회 칸 국제영화제가 '계절의 여왕' 5월의 최정점인 14일(현지시간) 화려한 막을 올린다.

이번 영화제는 개막작 '세컨드 액트'의 상영을 시작으로 25일까지 계속된다. 핵심인 경쟁 부문에는 모두 22편의 따끈따끈한 신작이 초청받았다. 이 중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와 폴 슈레이더 등 '아메리칸 뉴시네마'를 이끌었던 대가들의 귀환이 우선 눈에 띈다. '아메리칸 뉴시네마'는 196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초반까지 등장했던 할리우드 영화들 가운데 사실적인 영상 문법으로 미국 사회의 모순을 비판했던 문제작들을 일컫는다.

우리에게 '대부' 시리즈로 너무나 잘 알려진 코폴라 감독은 '메갈로폴리스'를 선보인다. 앞서 그는 '대화'(1974년)와 '지옥의 묵시록'(1979년)으로 경쟁 부문 최고의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두 차례나 거머쥔 바 있다.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의 애덤 드라이버 등이 출연하는 이 영화는 미래의 뉴욕이 배경인 공상과학물로만 알려졌다.

1975년 마틴 스콜세지 감독에게 감독상을 안겨준 '택시 드라이버'의 각본을 쓰고 '캣피플' 등을 연출했던 슈레이더는 '오, 캐나다'로 돌아온다. 1988년 '패티 허스트' 이후 무려 36년만에 이뤄진 경쟁 부문 진출이다. 이들 작품 외에도 알리 아바시 감독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주인공으로 그린 '디 어프렌티스', '가여운 것들'의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엠마 스톤·윌렘 대포가 다시 뭉친 '친절의 종류', 캐나다의 '호러 마스터'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더 슈라우즈' 등이 황금종려상에 도전한다.
황금종려상을 비롯해 총 7개 부문의 수상 작품 및 배우를 선정할 경쟁 부문 심사위원단은 지구촌 각국의 실력파 영화인 9명으로 구성됐다. '바비'의 그레타 워익 감독이 심사위원장을 맡고 '브로커'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007 카지노 로얄' '몽상가들'로 익숙한 프랑스 배우 에바 그린, '플라워 킬링 문'으로 올해 아카데이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릴리 글래드스톤 등이 심사위원으로 나선다.

차세대 거장들을 발굴하는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서는 20편이 공개된다. 캐나다의 천재 감독 겸 배우인 자비에 돌란이 심사위원장으로 참여해, 4명의 심사위원들과 함께 '흙속의 진주'를 캔다. 이밖에 할리우드 연기파 배우 메릴 스트립과 '스타워즈' 시리즈를 탄생시킨 감독 겸 제작자 조지 루카스, 일본 애니메이션을 상징하는 제작사 스튜디오 지브리가 명예 황금종려상을 각각 받는다. 스튜디오 지브리는 칸 국제영화제가 개인이 아닌 단체에 상을 수여하는 첫 사례다.

베테랑2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2'가 비경쟁 부문인 미드나잇 스크리닝 섹션에 초청받았다. 사진은 '베테랑2'의 영문 포스터./제공=CJ ENM
한편 우리나라 영화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7편)에 비해 초청작 편수도 절반 이하로 줄었다. '베테랑2'(미드나잇 스크리닝)와 다큐멘터리 '영화 청년, 동호'(칸 클래식), 한예종 영상원에 재학중인 임유리 감독의 단편 '메아리'(라 시네프) 등 세 편이 전부다.

1341만 관객을 동원한 전편의 뒤를 잇는 '베테랑2'는 20일 밤 12시 30분 영화제 주 상영관인 뤼미에르 극장에서 공식 상영된다. 공식 상영에 앞서 진행되는 레드카펫 행사에는 연출자인 류승완 감독과 주연인 황정민·정해인이 참석한다. 이들은 18일 오전 현지로 출국할 예정이다.

자신의 소소한 일상을 담은 '영화 청년, 동호'의 주인공 자격으로 칸을 찾는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영광스럽지만 쑥스럽다"고 소감을 밝힌 뒤 "많게는 10편에 이르던 예년에 비해 올해는 초청작 편수가 많이 줄어 아쉽다. 제작 편수와 관객 모두 감소하는 등 한국 영화계의 위기가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듯 싶은데, 이럴 때일수록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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