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감 질문엔 단호하게 선 긋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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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이처럼 민생고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시작했다. 회견은 이날 오전 10시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국민보고라는 제목의 대국민 메시지를 먼저 발표하고, 취재진이 있는 브리핑룸으로 이동해 자유롭게 질문을 받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윤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 발표는 집무실 책상에 앉은 채 20여 분간 이뤄졌다. 먹색 양복에 붉은색 넥타이 차림이었다. 책상 앞면에는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라는 글귀를 새긴 명패가 놓였는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5월 방한 당시 윤 대통령에게 준 선물로, 해리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의 좌우명을 새긴 것이다.
윤 대통령은 대국민 메시지에서 "저와 정부부터 바꾸겠다", "국회와 소통과 협업을 적극 늘려가겠다", "저와 정부를 향한 어떤 질책과 꾸짖음도 겸허한 마음으로 더 깊이 새겨듣겠다" 등 발언을 통해 국민 앞에 몸을 한껏 낮췄다.
어조는 차분했고, 말할 때 고개를 양쪽으로 돌리는 특유의 모습도 메시지 발표 동안에는 보이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본격적인 질의응답 회견에선 큰 관심을 모았던 부인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직접적으로 유감을 표했다.
다만 야당이 추진하는 김 여사 특검은 '정치 공세'로 규정하며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윤 대통령은 시종 진지한 어조로 여러 민감한 질문에 비교적 길게 답변을 이어갔다.
브리핑룸에는 기자들과 대통령실 참모를 포함해 154석의 자리가 마련했지만, 취재진과 배석한 참모들로 브리핑룸은 꽉 찼다. 마련된 자리에 모두 앉지 못해 뒤편에 선 참모들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