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한 휴전안 위한 압박 해석
美, 무기 판매보류로 메시지 전달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 주민들이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 잔해 위에 앉아 있다. /신화 연합 |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라파뿐 아니라 가자지구 전체에서 하마스를 소탕하거나 이스라엘 인질들이 석방될 때까지" 작전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가디언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 대변인도 "이번 작전은 라파의 하마스 4개 부대를 소탕하는 임무의 시작"이라며 "이에 대해 의심할 여지는 없다"고 말했다.
라파 검문소 장악은 6일 하마스 지도자가 휴전협상 중재국인 카타르·이집트의 휴전안을 수용한다고 밝힌 직후 시작됐다. 이스라엘 측은 하마스가 라파 작전을 중단시키기 위해 '눈길 끌기(grandstanding)'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휴전안 협상을 위해 이집트 카이로에 대표단을 보내기로 결정했다. 라파 작전을 지속하면서 협상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압박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중재국이 내놓은 휴전안 초안의 문구를 검토한 결과 미국은 양측의 차이를 좁힐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중재국의 3단계 휴전안에는 이스라엘이 반대하는 '즉각 종전'은 포함되지 않았다며 단계별로 이스라엘인 인질과 팔레스타인 죄수를 비대칭적으로 석방하고 이스라엘군이 가자에서 3단계로 철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BBC는 협상안 초안의 2단계에 등장하는 '지속가능한 평온으로의 복귀'란 표현이 '군사적·적대적 작전의 영구 중단'으로 규정돼 있다며 이는 이스라엘 정부가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이라고 분석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소탕을 위해 전쟁을 지속할 권리를 보장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짧으면 수일, 길면 수주가 걸릴 수 있는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협상에 영향을 주기 위해 전투를 지속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휴전협상이 중대 국면을 맞고 있다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그리고 이 지역 전체 운명에 결정적 순간"이라고 말했다.
존 커비 조정관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무기와 자금이 가자로 침투하는 것을 막기 위해 라파에서 '제한된 작전'을 벌였다고 미국에 말했다.
이스라엘이 라파 검문소를 통제하면서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이 완전히 끊겨 현재 남아 있는 연료는 하루치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인도주의 업무조정사무국(UNOCHA) 가자 지국장은 "남은 연료가 주유소 1곳 분량보다 적어 하루가 지나면 모든 차량이 멈추고 병원도 2, 3일밖에 못 버틸 것"이라고 말했다. 폐쇄됐던 또 다른 통로인 케렘 샬롬 검문소는 다시 개통됐다고 이스라엘 매체 하레츠가 7일 보도했다. .
한편 폴리티코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정치적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보잉사가 제조한 정밀유도폭탄의 일종인 합동직격탄(JDAM)과 소구경 폭탄을 이스라엘에 판매하는 것을 보류한 채 서명하지 않고 있다고 소식통들을 인용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