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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여행 들렀다 호캉스·역사체험… 핫플 ‘영종도’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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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원 기자

승인 : 2024. 05. 07. 17:43

인스파이어 내 '르 스페이스' 오픈
강릉 아르떼 뛰어넘는 미디어아트
18개 시공간·빅뱅…빛의 세계 안내
SNS 명소 '오로라'서 인증샷 찍고
영종역사관·씨사이드 레일바이크
조개구이에 해수욕까지 '힐링' 선사
모히건 인스파이어 리조트 내 미디어아트 전시관 '르 스페이스'. /이장원 기자
"인천국제공항을 경유하는데 시간이 좀 남네요. 어디에 가면 좋을까요?" 한 외국인이 물었다.
경유 시간에 한국을 좀 둘러봤으면 좋겠다고. 한국을 소개하려니 막막하다.
고전적 표현으로 삼천리 금수강산이라고 서울에서 부산, 제주도까지 아름다운 곳이 한둘이 아니다.
하지만 경유 시간은 대부분 길어야 하루 정도다.
여독도 쌓였을 텐데 다른 도시로 이동하지 않고 인천공항이 있는 영종도에서 시간을 보내면 어떨까.

영종도에는 사진 찍다가 시간 가는 줄 모를 만한 특별한 공간이 있다. 모히건 인스파이어 내에 현대퓨처넷이 구축한 실감형 미디어아트 전시관 '르 스페이스'가 지난 1일 개관했다. 강릉의 아르떼 뮤지엄을 뛰어넘는 국내 최대 규모(6142㎡·2000평)다.

인천을 경유하는 외국인이 아니더라도 비행 시간 때문에 영종도에 머물거나 문득 공항 주변의 볼거리가 궁금해져서 찾아왔다면 먼저 르 스페이스의 우주 공간에 몸을 맡길 수 있다.

르 스페이스에서는 '미지 세계로의 여행(Beyond the Cosmos)'을 주제로 영화·게임 속에 들어온 듯한 빛의 세계가 펼쳐진다. 관람객은 영종도에서 발견된 '워프 게이트'를 통해 코스모스테이션으로 이동한 뒤 18개 전시 공간을 따라 시공간을 넘은 새로운 차원의 우주 여행을 경험할 수 있다.

르 스페이스는 감상 위주의 기존 미디어아트 전시와는 달리 한 단계 진화한 터치·모션 인식, 소리 감지 등의 인터랙티브 기술이 적용됐다고 현대퓨처넷은 설명한다. 작품 자체가 움직이는 키네틱아트, 홀로그램, 포그 분무 등 신기술이 도입됐다. 포털 입구를 클릭하면 주인공이 잠시 사라졌다가 또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는 게임 속 장면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셈이다. 행성 혹은 외계인 눈을 닮은 LED 구체(球體) 등의 조형물과 자연 지형이 3차원으로 구현돼 벽면에 투영되는 영상에 더해 사실감을 높였다.

르 스페이스에는 '스토리'가 있다. 포털 1을 통해 이동하면 빅뱅으로 탄생한 미지의 별들에 펼쳐진 바다와 숲에 갈 수 있고, 포털 2를 지나면 방문객을 맞는 상상 속 크리처들의 반응까지 볼 수 있다. 이 스토리는 사진과 영상에 더 신비롭게 남는다. 스마트폰에 나만의 우주를 저장할 수 있는 최고의 포토존인 셈이다.

르 스페이스 탐험을 마치고 영종도로 귀환했다면 인스파이어 안에 잠시 머물면서 현실 세계의 재미를 맛볼 수 있다. 초대형 엔터테인먼트 복합 리조트인 인스파이어는 지난해 11월 소프트 오프닝, 지난 3월 그랜드 오프닝을 거치며 단 몇 달 만에 영종도의 명소로 떠올랐다.

객실 1275개를 갖춘 5성급 호텔과 1만5000석 규모의 국내 최초 공연 전문 아레나, 유리돔 형태의 실내 워터파크에 쇼핑, 다이닝, 엔터테인먼트적 요소가 결합돼 즐길 거리가 많다.

① ② 길이 150m, 높이 25m의 '오로라'로 유명한 영종도 인스파이어 내에 미디어아트 전시관 '르 스페이스'가 문을 열었다. ③ 거대한 창을 통해 꽃이 피어나는 아름다운 사막을 만날 수 있는 '플로럴 데저트(Floral Desert)'. ④ 빗살무늬 토기와 고인돌 등을 볼 수 있는 영종역사관. /제공=인스파이어, 이장원 기자
이미 소셜미디어를 통해 널리 알려저 '호캉스'를 위해 인스파이어를 찾는 이들이 적지 않다. 세계 각국의 미식을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들이 쇼핑몰과 전시 공간을 따라 자리 잡고 있어 먹을거리도 많다.

르 스페이스에서도 봤듯 인스파이어의 가장 큰 장점은 곳곳이 포토존이라는 것이다. 쇼핑 공간 역시 예술과 디자인이 결합한 복합 문화 공간으로 소셜미디어에 업로드할 인증샷을 찍는 사람들로 붐빈다. 이 중 총 길이 150m, 높이 25m에 이르는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거리 '오로라'는 이미 유명세가 만만치 않다.

LED 사이니지 위에 파란 하늘과 나무가 가득한 숲속, 대형 고래가 헤엄치는 바다 등 장관이 펼쳐진다. 오로라를 지나면 다목적홀 '로툰다'가 나온다. 웅장한 키네틱 샹들리에가 천장에서 내려오는 모습은 미래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1박2일가량의 시간이 있다면 '인스파이어 몰 쇼핑-스플래시 베이 물놀이-시그니처 레스토랑 저녁-아레나 공연 관람-호텔서 하룻밤-시그니처 조식-르 스페이스 체험-오아시스 고메 빌리지 중식' 등으로 알찬 일정을 짤 수 있다고 인스파이어 측은 말한다.

만약 인스파이어 밖의 영종도가 궁금해졌다면 섬 주변을 돌아보는 것도 좋은 생각이다. 영종도는 면적이 한국에서 6번째로 큰 섬(115.53㎢)으로 빼어난 경치를 자랑한다.

영종 씨사이드 파크에서 영종하늘도시 24호 근린공원으로 이어지는 길은 영종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산책 코스다. 소셜미디어에서는 경치 좋기로 이미 정평이 난 곳이다. 바다 멀리 인천대교와 항구, 건물들이 보이는데 조합이 그럴싸하다. 서해가 동해나 남해보다 아름답지 않을 것이란 편견을 날려버리기에 충분하다. 언덕을 잠시 올라가 태평루 쪽에 가면 멋진 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씨사이드 파크에 있는 레일바이크도 해변을 즐기는 한 방법이다.

해변길, 공원길을 따라 걷다 보면 영종역사관이 나온다. 보통 인천공항으로만 기억되는 영종도는 그보다 큰 역사적 가치를 지녔다.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신석기 집터에서 다량의 빗살무늬 토기가 발견된 곳이며, 1875년 일본 운요호 사건으로 아픔을 겪은 곳이기도 하다. 역사관 주변에서는 빗살무늬 토기와 고인돌, 영종진을 지키던 화포의 모형을 볼 수 있다.

수도권에 산다면 한 번쯤은 가봤을 만한 을왕리 해수욕장도 영종도 명소에서 빠질 수 없다.

조개구이를 많이 떠올리지만 해수욕장 자체로도 충분한 쉼터가 된다. 먹이를 바라는지 갈매기들이 모래밭에 몰려드는 모습은 나름 장관이다. 해수욕을 즐기지 않아도 비교적 가까운 곳에서 바다를 보며 스트레스를 풀기에 최적의 장소다.

이와는 조금 다른 분위기의 바다를 보고 싶다면 예단포에 갈 수 있다. 고깃배들이 쉬고 있는 선착장에서 회와 파전 등을 즐기는 이들도 있다. 주변으로 이어지는 예단포 둘레길은 일몰이 아름다운 곳이다. 누군가는 예술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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