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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브라질 보건부가 발표한 공식 현황에 따르면 올해 브라질에선 2073명이 뎅기열에 걸려 사망했다. 지난해 기록한 종전 최다 기록 1094명의 2배에 육박하는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올해는 가장 많은 뎅기열 인명피해를 낳은 최악의 해로 일찌감치 자리매김했다.
비교 기간을 바꿔보면 뎅기열의 심각성은 더욱 확연해진다. 지난해 1~4월에 기록한 671명에 비해 올해 같은 기간 사망자는 3배 이상 늘었다. 보건부는 "뎅기열에 감염돼 사망한 것으로 의심되는 2291명의 정확한 사인을 아직 판명 중에 있어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올해 뎅기열 감염사례도 종전의 최다 기록을 넘어선 지 오래다. 보건부에 따르면 브라질 전국에서 발생한 뎅기열 감염자 누계는 410만명을 돌파했고, 의심사례를 더하면 420만명에 육박한다. 종전의 최다 기록인 2015년 160만명과 비교하면 올해 뎅기열 감염자는 150% 가까이 많았다. 보건부는 올해 감염자가 440만명에 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남반구에 위치한 브라질은 이제 여름이 막을 내리고 있다. 겨울이면 남부지방에 폭설이 내리기도 하는 이웃국가 아르헨티나나 칠레처럼 계절의 변화가 뚜렷하지는 않지만 절정에 달했던 더위가 가시면서 뎅기열 확산세는 주춤할 수 있다. 그래도 브라질 보건부는 경계심을 풀지 않고 있다.
에테우 마시우 보건부 질병감시국장은 브리핑에서 "등산에 비유하자면 뎅기열 사태는 정상에 오른 후 하산하고 있는 국면이지만 (하산할 때 사고로 많은 부상자와 사망자가 발생하는 것처럼) 아직 많은 감염자와 사망자가 나올 수 있어 경계를 풀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올해 뎅기열이 유난히 기승을 부리고 있는 데는 엘니뇨의 영향이 컸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기온이 상승하고 비가 오는 날이 많아지면서 뎅기열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이집트숲모기 등 매개 모기가 번식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브라질은 세계 최초로 뎅기열 백신을 접종한 국가다. 리우카니발을 앞두고 있던 올해 2월의 일이다. 브라질은 일본 다케다제약이 개발하고 세계보건기구(WHO)가 사용을 권장한 뎅기열 백신 '큐뎅가' 520만 도즈를 긴급 수입해 수도 브라질리아의 공립병원과 보건소 등지에서 접종을 실시했다. 다케다제약은 이와 별도로 백신 132만 도즈를 브라질에 무상 지원했다.
그러나 2억1500만명을 웃도는 인구수에 비해 물량이 턱없이 부족해 브라질 정부는 접종 대상을 10~14세로 제한했다. 당시 브라질에선 이 연령대 뎅기열 감염자가 가장 많이 나왔다.
현지 언론은 "물량이 적어 접종 대상을 제한한 건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며 (백신을 맞은 사람의 수가 워낙 적어) 백신의 효과를 따져보는 건 큰 의미가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