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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8일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열린 도시개발 주민설명회에 참석한 시민이 발표자료가 인쇄된 문서를 가져가려고 하자 행사 담당자가 시민에게 했던 말이다. 참석한 시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핸드폰으로 인쇄물을 한 장씩 넘기면서 사진을 찍었다. 발표자료는 이날 참석한 시민들에게 이미 공개됐고 설명한 내용이었다. 주민들을 위한 설명회 자리였지만 행사 주최자들은 정작 발표자료 공유에는 비협조적이었다. 온라인으로 실시간 정보 공유가 가능한 시대에 이같은 행보는 자못 시대착오적이다. 주민설명회는 사업시행자인 코레일과 서울주택도시공사가 열었다.
주민설명회는 개발기본계획 수립 전 시민들을 대상으로 개발 사업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되는지 잘 알 수 있도록 설명하는 중요한 자리다. 이날 용산국제업무지구 광역교통 개선을 위한 지하 간선도로·각종 연결도로 신설 계획 등이 한꺼번에 공개됐다. 시간을 들여 집중해서 보지 않으면 알기 힘든 내용이다. 신설 도로 인근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경우 재산권 침해 우려도 있다. 이러한 내용들이 번갯불에 콩 볶듯 약 1시간의 발표로 모두 끝났다.
주최자가 일방적으로 내용을 쏟아내면서 설명회는 '쇼통'으로 변질됐다.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질문과 답변 시간은 있었으나 소통의 장이 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인근 주민에게는 최선을 다해서 협의하고 보상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주민들은 보상을 원하지 않는다고 답변해 양쪽이 평행선만 달리다 끝났다.
시민들을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이같은 공공 일변도의 보여주기식 행사를 준비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앞으로 열릴 주민설명회에서는 시대와 적합한, 시민 눈높이에 맞춘 행사가 되길 바란다. 부실한 주민설명회에 피해를 보는 것은 결국 시민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