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순절, 초대 교회의 탄생 알리는 날
"낮은 곳에서 섬겨야...잘 지켜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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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순절교회는 장로교 중심의 한국에서는 낯설지만 남미·아프리카·아시아 등에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국제선교통계보고서(IBMR)에 따르면 2005년 5억 8800만명이던 전세계 오순절교인은 2025년 7억 4000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그만큼 오순절교회와 오순절운동은 힘이 있다. 올해 오순절은 5월 19일이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이날을 성령강림일로 기념하고 있다.
최근 만난 여의도순복음교회 김호성 부목사는 "오순절은 교회의 출발을 알리는 날이며 성경을 기반한 성령 체험이 오순절신앙"이라고 설명했다. 또 "교리와 체험이 같이 가기 때문에 오순절교회인 여의도순복음교회는 힘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다음은 김 목사와의 일문일답이다.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 아래에 세 명의 부목사가 있다. 이 가운데 목회담당 부목사다. 여의도순복음교회 국제신학연구원장이고 교회 소속 신학교육기관인 영산성서연구원장이다. 기독교하나님의성회 교단 신학원인 웨스터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대외부총장도 맡고 있다. 미국 드류대학에서 신학 전공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세대 신학부에서 겸임교수로 20년 이상 강의하고 있다."
-오순절은 어떤 날인가.
"구약시대의 오순(五旬·5×10일 50일)절은 곡식을 처음 수확한 초실절로부터 50일째 되는 날을 말한다. 당시는 추수감사절에 해당하는 시기였다. 그러나 기독교에서 오순절은 교회의 탄생을 의미한다. 성경 사도행전 2장에 따르면 오순절에 성령이 사도들에게 강림했고 이로 인해 초대 교회가 시작됐다. 오순절은 2000년 기독교 역사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날이다. 눈에 보이는 건축물로서 교회가 있고 눈에 보이지 않는 교회가 있다. 보이지 않는 교회는 성령의 가르침에 따라 살기로 한 성도들의 공동체를 말한다. 교회의 고대 그리스어 '에클레시아'부터가 공동체 모임이란 뜻이다."
-오순절운동과 오순절교회에 대해 알려달라.
"오순절운동은 간단히 말하면 초대 교회의 정신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초대 교회는 성령 강림으로 부흥한 공동체다. 오순절교회의 시작은 1906년 미국 LA 아주사거리에서 3년 동안 진행된 부흥운동으로 출발한다. 이 부흥운동은 자발적인 집회로 시작됐지만 방언이 터지고 치유가 일어나는 등 초대 교회에서 발생했던 일들이 모두 일어났다. 이로 인해 미국에 많은 오순절교단이 생겼다. 가장 큰 교단이 우리의 모(母)교단인 '하나님의 성회'다. 1950년대까지 오순절운동의 중심은 북미대륙이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선교가 적극적으로 전개되며 오순절교회는 전 세계로 확산됐다. 가장 꽃 핀 곳이 한국의 여의도순복음교회다.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이단으로 보는 사람들은 오순절교회를 자생적으로 본다. 장로교가 전 세계로 전파된 것처럼 또다른 선교의 역사다. 개신교 밖에서 온 것이 아니다."
-오순절신앙의 특징은.
"오순절신앙은 관념적이고 교리적인 것이 아니라 체험하는 신앙이다. 성령이 임함으로써 자신이 변한 것을 체험한 성도들이 확신을 얻고 메시지를 전하는 방식이다. 이게 장로교와 차이다. 신사도운동과 오순절신앙을 구별하자면 신사도운동이 방언·예언 같은 외적인 면에 치중하는 반면 오순절교회는 성경의 말씀을 기반으로 한 체험을 중요하게 여긴다. 즉 2000년의 교회 역사를 강조하고 성경을 기준으로 성령 체험을 검증한다. 객관적인 교리에 뿌리를 둔 체험이지 주관적 체험에 전적으로 의존하거나 외적인 모습을 강조하는 신앙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순절교회는 다른 교회와 달리 전 세계적으로 성장하는 교회다. 그 비결이 있다면.
"오순절교회는 최신 조류를 비교적 빨리 받아들인다. 와서 교리를 배우라고 하기보다 현장의 신앙적 수요를 파악해 대응한다. 또 신학적 사고와 선교 방식도 다른 교단보다 자유로운 편이다. 남미의 경우 2차대전 이후에는 군부독재에 저항하는 해방신학이 유행했다. 그러나 지금 남미에는 해방신학 대신 오순절교회가 자리를 차지했다. 해방신학자들이 이념 투쟁에 몰두할 때 오순절교회는 군사독재 희생자 및 유가족을 돌보는 등 민중과 동고동락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오순절교회는 남미서 마약퇴치·자활 등 민중이 원하는 것을 해결해 주는 방식으로 신앙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성장하던 때와 달리 지금은 사회문화가 전반적으로 달라졌는데.
"조용기 목사님이 담임목사로 계실 때와 비교하면 사회가 크게 변했다. 요즘은 대다수가 아파트에서 산다. 모여서 구역예배를 한다고 하면 당장 층간 소음 문제가 발생한다. 변화된 사회상황에 맞게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을 활용한 지역교회로 가야 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나이 많으신 분들도 온라인 미팅 프로그램인 줌(ZOOM)을 통해 구역예배를 하셨다. 비대면 모임을 보다 늘리고 활성화해야 한다. 1970년대 계모임 스타일의 예배 방식을 이어갈 이유가 없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예배당을 고집하던 시절 실시간 방송 예배를 먼저 했다. 충분히 시대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고 본다."
-개신교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도 늘었는데 어떻게 이를 극복해야 하나.
"교회에 많은 자본이 집중돼 있는데 그 돈을 풀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에 사회적 시선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사회 밑바닥부터 섬기고 봉사하려고 한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1년 재정의 3분의 1일을 사회봉사 및 선교로 지출한다. 이 돈으로 심장병 무료수술을 하고 쪽방촌을 찾아가 생필품을 전달하며 저출산 극복을 위해 쓴다. 이웃사랑을 말로만 그치는 게 아니라 정부의 손이 미치지 못한 곳에 교회가 낮은 자세로 다가가는 것. 초대 교회인 오순절 공동체로 돌아가는 것이 답이다."
-마지막으로 성도가 아닌 일반인을 위해 한마디 해주신다면.
"교회가 정도에서 벗어나는지 눈을 부릅뜨고 보시고 지도 편달을 아끼지 말아달라. 한국 오순절교회를 대표하는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체험과 말씀을 기반으로 스스로 점검하는 교회다. 올바른 교회가 되기 위해 늘 최선을 다하니 지켜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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