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 공개돼 지난 2월 21일 국가 보물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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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지도서는 100년 전부터 프랑스 신부들이 포교를 위해 국내 지리를 알고자 수집했던 지도다. 조선 후기 제작돼 전체 55책으로 구성돼 있으며 295개의 군현 읍지(邑誌), 17개의 영지(營誌), 1개의 진지(鎭誌)가 수록돼 있다. 표지에는 책제와 함께 수록 군현이 쓰여 있으며, 본문에는 지도와 지리지가 담겨 있다. 당시 지리를 비교적 상세히 표시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여지도서의 각 군현 읍지 앞에 첨부된 지도에는 순교성지와 신자 마을이 자리한 지역의 옛 모습을 확인해 볼 수 있다. 특히 8권 충청도편에는 병인박해 때 많은 신자들이 순교한 연풍 지역 지도가, 11권에는 무명 순교자들의 처형 터인 해미의 지도가 삽입돼 있다.
이 책은 1973년부터 한국교회사연구소 소장 자료를 재정리하고 공개하는 과정에서 알려졌다. 초대 한국교회사연구소장 최석우(1922~2009) 몬시뇰은 이 책을 찾아내 1962년 정리·보관했다고 밝혔다. 이후 문화재청은 지난 2월 21일 여지도서를 국가 보물로 지정했다.
정 대주교는 기념식에서 여지도서를 실견하고 "18세기 지방 고을에서 채색 스타일이 다르게 다양한 형식으로 그려진 지도가 집대성됐다는 점이 흥미롭다"며 "향후 역사적, 문화적, 교회사적으로 깊은 연구의 원천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더불어 한국교회사연구소에서 사료적 가치가 뛰어난 여지도서를 잘 보존·보관하여 보물로 지정하고자 들인 수고를 깊이 격려하며 "최석우 몬시뇰이 지도를 입수하면서 간직했던 염원이 마침내 달성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기념식에 참석한 구요비 주교는 "올해 한국교회사연구소의 이사장직을 맡고 처음으로 방문하였는데 국가 보물로 지정된 여지도서를 직접 보는 영광을 가지게 돼 뜻 깊다"고 말했다. 또한 귀중한 이 자료가 보물로 지정받기까지 노력해 온 고 최석우 몬시뇰을 비롯한 현 직원들의 노고에 감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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