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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우니비시온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나비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과학자, 엔지니어, 의사, 예술가, 철학자 등 엘살바도르 이주를 원하는 고숙련 외국인에게 무료로 여권 5000개를 내주겠다"고 밝혔다.
부켈레 대통령이 이날 밝힌 방침에 따라 앞으로 무료여권을 받고 엘살바도르로 이주하는 외국인은 투표권을 포함해 내국인과 동일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게 된다. 부켈레 대통령은 "(외국인 5000명을 받아들여도) 국민의 0.1% 미만이기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각종 장비와 소프트웨어, 지적재산권 등 (여권을 받은) 외국인이 들여오는 자산과 가족의 이주에는 관세 등 세금 0%를 국가가 보장해 편의를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엘살바도르는 지난해 12월 이민법을 개정, 100만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국가에 기부하는 외국인에게 시민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엘살바도르는 2021년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한 국가다. 부켈레 대통령은 이 제도를 염두에 둔 듯 "(무료 여권 5000개 발급은) 50억 달러 규모의 사업을 정부가 벌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켈레 대통령은 "(5000명은) 적은 수지만 우리사회와 국가에 미래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엘살바도르는 지난 3월 외국인투자와 외국환 송금수령에 대한 소득세율을 30%에 0%로 개정, 사실상 소득세를 폐지했다.
이에 대해 중남미 언론은 "갱단과의 전쟁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경제적 성과까지 낸 부켈레 대통령이 경제 발전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연이어 외국인 친화적인 정책을 내놓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엘살바도르 중앙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엘살바도르 경제는 3.5% 성장했다. 더글라스 로드리게스 중앙은행총재는 "2001년 경제달러화 이후 경제성장률이 연평균 2.1%에 그쳤지만 이제 더딘 성장은 과거이 일이 됐다"며 "부켈레 대통령이 벌인 갱단과의 전쟁을 통해 거둔 최대 치적을 꼽으라면 단연 치안강화 덕분에 이룬 경제성장"이라고 말했다.
부켈레 대통령은 2022년 3월 갱단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소탕에 나섰다. 전국적 비상사태가 발령된 후 체포된 갱단 조직원이 8만명에 육박하면서 일각에선 엘살바도르가 경찰국가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나왔지만 치안은 눈에 띄게 개선됐다.
특히 엘살바도르의 살인사건 발생률은 지난해 인구 10만명당 2.4건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2022년 7.8건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엘살바도르는 통계상 중남미에서 가장 치안이 안전한 국가 중 하나가 됐다.
2019년 6월 취임한 부켈레 대통령은 연임에 도전, 지난 2월 실시된 대통령선거에서 유권자 84.65%의 지지를 받아 압도적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다. 현지 언론은 "6월 2기 임기를 시작하는 부켈레 대통령이 경제 살리기에 가장 큰 정책적 무게를 두기로 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