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부활 의미 다시 느끼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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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은 춘분 후 만월(보름) 다음 일요일입니다. 즉 겨울을 지나 약동하는 봄기운이 드러나는 시기죠. 죽음을 상징하는 겨울철에서 다시 싹이 돋는 봄의 문턱은 부활을 의미할 만합니다.
봄기운이 사람을 본격적으로 유혹하는 때인 만큼 기독교 전통이 오래된 서구에서는 부활의 기쁨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퍼레이드 및 다양한 축제들을 이때 합니다. 우리나라도 이를 본받아 30일 광화문광장 일대서 대규모 부활절 퍼레이드를 개최했습니다. 행사를 주최한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과 주관하는 CTS기독교TV의 목표는 불교 연등회 행사만큼 크고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겠다는 것이죠. 2회째를 맞는 부활절 퍼레이드는 첫 회보다 참가자를 2배로 늘렸습니다. 약 1만명이 도심을 행진했습니다. 기독교인이 아닌 일반 시민들에게도 예수 부활이 갖는 의미와 기쁨을 전하겠다는 취지죠.
이처럼 화려한 행사가 열리는 한편에서는 예수 부활의 의미를 다른 식으로 전하는 곳이 있습니다. 구세군입니다. 구세군 한국군국은 부활절 당일 서울역 구광장과 남대문 쪽방촌에서 노숙인과 쪽방촌 주민들을 찾았습니다. 장만희 사령관을 비롯해, 대한본영 구세군 사관 및 서울제일영문 봉사자 40여 명은 이들에게 자장면과 구세군이 제작한 특별 라면인 '나누면' 총 600박스를 전달했습니다.
구세군은 부활절을 맞아 해마다 소외된 이웃을 찾았습니다. 코로나로 대인 접촉이 어려웠던 때에도 쪽방촌과 무료급식소를 찾아 생필품을 나눴죠. 장 사령관은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해 다가오셨듯이, 음지에 있는 분들을 먼저 찾아가 우리가 받은 사랑을 나누고자 한다"며 부활절을 맞는 구세군의 방식을 설명했습니다.
신앙은 낮고 어려운 곳에서 자란다고 합니다. 장 사령관은 남대문 쪽방촌에서 한 가정을 방문했습니다. 불편하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성경 필사에 매진하고 기도하는 모습에 감동받았다고 합니다. 가진 것이 많을수록 신앙에서 멀어지는 데 반해 비울수록 진심으로 하나님을 만나는 기회가 생기나 봅니다.
거리를 메운 퍼레이드와 집회, 그리고 이와 다른 방식으로 행해진 낮은 곳에 임하는 구세군의 부활절 '예배'. 부활한 예수님은 과연 두 곳 가운데 어느 곳으로 가셨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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