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울주군에 위치한 정토마을자재병원. 현재 호스피스·일반 병동 총 45병상을 운영 중이다./제공=정토마을자재병원
울산 울주군에 위치한 정토마을자재병원은 환자들의 고통을 덜어주고 죽음에 대한 심리적 공포에서 벗어나도록 돕는 불교계 호스피스 병원이다. 지역에서 '말기 암 환자의 천국'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현재 호스피스·일반 병동을 합해 45병상을 운영 중이다. 외래 진료는 물론 암 재활, 수술 회복, 일반 질병으로 인한 입원도 가능하다.
정토마을자재병원에선 층마다 가장 좋은 방이 임종실이다. 환자는 임종 며칠 전부터 임종실에서 가족 및 스님들에게 마지막 돌봄을 받는다. 대부분의 병원에선 사망진단이 내려진 망자의 주검은 바로 냉동실로 옮겨진다. 가족들이 망자와 이별을 고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 이곳에선 주검의 체온이 다 식을 때까지 8시간 이상 가족과 스님들이 망자와 이별하고 기도하며 곁을 지킨다. 이처럼 망자와 이별 과정을 중하게 여기는 것은 윤회를 믿는 불교 교리상 다음 생까지 과정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심리학적으로도 망자와 헤어지는 과정을 충분히 거친 유가족은 슬픔에서 쉽게 헤어날 수 있다.
정서적인 배려가 담긴 시설 배치는 병원 외 건물에서도 드러난다. 병원 인근에는 지상 3층 규모의 간월사가 있다. 간월사 1층에는 아미타불 주불을 모신 공경전, 제사를 위한 신중단과 영단, 100여 개가 넘는 작은 지장보살상이 모셔진 보은전이 있다. 2층에는 티베트 삼존불, 모래 만다라, 삼천불전, 만년위패가 모셔졌다. 특히 3층 적멸보궁에는 스리랑카 7대 대통령이 기증한 부처님 진신사리와 티베트 라싸 포탈라궁에서 나온 사리가 봉안됐다. 환자나 가족, 유가족이 신심으로 고통을 이겨내고 다음 생에 대한 희망을 품는 데 간월사가 큰 도움이 된다.
병원 내 또 다른 건물은 불교 전문 호스피스 교육을 위한 '마하보디 교육원'이다. 간병인 등 재가자를 위한 호스피스 교육은 물론 스님들을 위한 교육도 행해진다. 정토마을자재병원 이사장 능행스님이 직접 교사로 나선다. 호스피스 기본·전문과정, 영적돌봄전문가 과정, 임상 보디사드바교육, 임상기도 훈련 및 임종 영적돌봄 교육 등 다양한 임상교육과 불교 경전·논서 강의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