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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루스키는 최근 서면 인터뷰에서 "'마태 수난곡'은 20년 전 몇 번 공연했는데 독일어에 대한 경험이 쌓이고 더욱 성숙해진 목소리로 다시 노래하길 꿈꿔왔다"고 전했다.
연주 시간이 3시간 넘는 바흐의 '마태 수난곡'은 예수 그리스도의 배신과 시련,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그리스도의 수난을 다룬다. 바흐가 서거한 이후인 1829년 20세의 청년 멘델스존이 무대에 올리며 큰 반향을 일으킨 곡이다.
자루스키는 "바흐의 음악적 완벽함 앞에 항상 나 자신의 불완전함을 느낀다"며 "바흐는 성악가의 목소리를 오케스트라 악기처럼 다룬다"고 예찬했다. 이어 "지금 같이 어려운 시기에 영성과 음악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은 중요하다"며 "3시간 동안 침묵을 지키며 잠시 이 혼란스러운 세상과 단절하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루스키는 '마태 수난곡'의 여러 아리아 가운데 경건하면서도 숭고한 감동의 울림을 주는 '주여, 불쌍히 여기소서'를 부른다. 그는 이 곡에 대해 "바이올린 솔로 연주와 성악가의 대화"라고 표현했다. 성악 파트의 강렬한 감정 표현을 기악적으로 접근해야 하기 때문에 어렵단다.
자루스키는 프랑스 황금 디아파종상을 수상하고 독일 에코 클래식 어워드에서 올해의 성악가로 선정되는 등 세계 음악계를 이끄는 성악가로 인정받고 있다. 순수한 고음과 풍부한 중음, 자연스러운 표현력을 두루 갖췄다는 평을 받는 카운터테너다. 카운터테너는 남성 최고 음역인 테너를 넘어 여성 음역대에 해당하는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남성 성악가를 말한다. 변성기가 오기 전에 거세를 해서 여성 음역까지 낼 수 있도록 하는 카스트라토와 달리 카운터테너는 훈련을 통해 고음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자루스키는 자신의 목소리에 대해 "메조소프라노보다 가볍고 때로는 더 연약하다"면서 "온몸으로 노래하면서 더욱 다양한 색을 찾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자루스키는 고음악 뿐만 아니라 낭만주의 음악과 현대음악, 재즈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평소 즐기는 음악 장르도 다채롭다. 노르망디에 있는 시골집에서 평화롭고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그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작곡가로 "모리스 라벨"을 꼽으며 "재즈 디바 엘라 피츠 제럴드, 사라 본, 니나 시몬의 열렬한 팬"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