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틴 국방은 "라파 지상전 대안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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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 중인 앤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20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알 하다스와의 인터뷰에서 가자지구에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의 석방과 연계된 즉각적 휴전 촉구 결의안을 이미 안보리에 제출했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결의안을 제출했고 이는 지금 안보리 앞에 있다"며 "우리는 각국이 이를 지지하기를 매우 희망한다"고 말했다.
가자지구 내 민간인들의 인도주의적 위기와 라파 지상전을 둘러싸고 이스라엘과 갈등을 빚고 있는 와중에 미국이 휴전 촉구 결의안을 안보리에 전격 제출함에 따라 양국의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덧붙여 미 국방장관이 이스라엘에 '라파 지상전'의 대안을 찾으라고 촉구하면서 미국의 이스라엘에 대한 전방위 압박이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미 국방부 성명에 따르면 양국은 또 가자지구 민간인 보호와 육로를 통한 식량 공급방안을 논의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을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에 대한 방어권으로 지지해 왔던 미국이 안보리에 휴전 촉구 결의안을 낸 것은 그간의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파장이 예상된다.
그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 내 여론을 의식해 휴전협상 타결과 가자지구 민간인 보호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이스라엘을 압박했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강경한 입장을 굽히지 않아 갈등을 빚어 왔다.
휴전 촉구 결의안은 가자지구 내 하마스 소탕을 전쟁목표로 내걸고 라파 지상전을 준비 중인 네타냐후 총리의 강경한 입장을 겨냥한 카드일 가능성이 있다.
또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라파 지상전'의 대안을 찾으라고 촉구한 것은 내주 초 워싱턴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양국의 '라파 지상전' 협상을 앞두고 이스라엘을 미리 압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라파에서 대규모 전투를 벌이지 않고도 가자지구에서 하마스 대원을 제거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이스라엘의 최우방이자 안보동맹국인 미국은 지난해 10월 개전 이래 유엔 안보리에서 제기된 휴전 요구 또는 촉구 결의안에 대해 세 차례에 걸쳐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결의안이 통과되려면 표결에서 최소 9개국의 지지를 얻어야 하며 미국, 프랑스, 영국, 러시아, 중국 등 5개 상임이사국(P5) 중 어느 국가도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한다. 유엔 안보리는 5개 상임이사국과 10개 비상임 이사국 등 15개국으로 구성된다.
하마스는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에 침투해 이스라엘인 1200명가량을 살해하고 240여 명을 근거지인 가자지구에 인질로 끌고 갔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보복 공격을 지속해 가자지구 내에서 개전 이후 숨진 이들은 3만1천명을 넘어섰고 구호품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봉쇄 상황에서 현지 주민의 인도주의 위기는 점점 심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