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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리스크 ‘카운트 다운’…한·미 방위비 협상 레이스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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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훈 기자

승인 : 2024. 03. 05. 16:47

5년전 50억달러 인상 요구 '악몽'
양국 정부, 이태우-스펙트 임명
SMA협상 2년 남기고 조기 착수
한미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SMA)
이태우 신임 한미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SMA) 협상 대표가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기자실을 찾아 임명 관련 인사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한미 정부가 2026년부터 적용될 제12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협상 대표를 임명했다. 이에 따라 양국이 조만간 방위비 분담 협상에 착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1차 SMA 종료 기한을 2년 가까이 남겨두고 양국이 차기 SMA 협상에 나서는 건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을 고려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5일 외교부와 미 국무부에 따르면 한국 측은 이태우 전 주시드니총영사를 방위비분담 협상대표로, 미측은 미 국무부 정치 군사국의 린다 스펙트 안보협정 수석보좌관을 대표로 각각 임명했다.

이태우 협상대표는 외교부·국방부·기획재정부·방위사업청 등이 포함된 우리측 대표단을, 스펙트 협상대표는 국무부·국방부과 포함된 미측 대표단을 이끌 예정이다.
미 국무부는 "양국 대표단은 한·미 동맹을 공고히 하는 생산적인 협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취재진과 만나 "향후 있을 협상을에서 한·미 연합방위태세의 축인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 여건 마련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충분한 시간을 갖기 위해 방위비 협상 대표를 임명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한국 정부가 방위비 분담 협상을 서두르는 배경에는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유력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정부가 재출범하면 과거처럼 군사비 지출·연합훈련·정보공유·자체 방위역량 강화 등을 이유로 방위비 분담 대폭 증액을 요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로 트럼프는 과거 한국 측에 50억달러(약 6조7000억원) 규모의 인상을 요구했고 협상 교착상태가 장기간 지속된 바 있다. 이 때문에 트럼프 2.0시대가 도래하면 중국의 패권장악 시도를 억제하는 '거부방어 전략' 일환으로 한국의 방위비분담 증가는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송승종 대전대학교 군사학과 교수는 "현재 트럼프 공약에 근거한 방위비분담 증액은 미국 국방전략의 핵심"이라며 "미국은 동맹국들이 방위비분담을 '늘리도록(step up)' 도울 뿐 아니라 동맹국들이 그렇게 하도록 '강력히 장려'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 교수는 또 "트럼프 행정부가 재출범하면 미국의 확장억제를 포함한 안보 공약의 신뢰성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이 '북한에 대한 재래식 방어'를 주도하도록 요구하는 상황도 대비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박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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