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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빠른 필치와 대담한 구성으로 현대회화의 문법을 깨고 있다. 정물화와 풍경화가 공존한다든지, 중심 테마가 존재해야 할 가운데 부분은 비워지고 주변부가 채워진다든지, 화면이 낱낱이 분리되어 공기로 사라지는 느낌을 준다든지 하는 작가의 회화 세계는 파격의 연속이다.
그의 작품 '깊은 웅덩이 끝'은 화면의 중심에 물웅덩이를 배치하고 주변을 나무숲으로 에워싼 독특한 구조를 취하고 있다. 웅덩이로 나뭇가지가 떨어진 것 같기도 하고, 새가 유영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문소영 큐레이터는 "풍경은 작가가 담아낸 시간과 그것을 바라보는 관객의 시간이 만날 때 비로소 완성된다"며 "장재민은 모든 이야기를 설명하는 대신 머물던 자리를 담백하게 보여준다. 완결된 문장이 아니라, 얼마든지 이어질 수 있는 형태로"라고 말했다.
학고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