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조성준의 와이드엔터]영화 ‘파묘’, 시리즈물로 충분한 까닭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files.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226010013304

글자크기

닫기

조성준 기자

승인 : 2024. 02. 26. 17:25

나흘만에 200만고지 넘겨
탄탄한 스토리·캐릭터의 힘
파묘
영화 '파묘'가 지난 22일 개봉 이후 나흘만에 전국관객 200만 고지를 넘어서며 흥행 가도로 접어들었다. 사진은'파묘'의 한 장면./쇼박스
한 편의 영화가 여러 편의 시리즈물로 덩치를 키우기 위해서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못해도 한 명 이상 확실하게 버티고 있어야 한다. 여기에 다양한 연령대의 팬덤까지 더해지면 '마블 유니버스'처럼 그들만의 소우주로 확장될 수 있다.

지난 22일 개봉 이후 불과 나흘만에 전국관객 200만 고지를 훌쩍 넘어선 영화 '파묘'는 연출자와 제작자의 의도 혹은 의지 여부와 별개로 시리즈화 가능성이 꽤 높아 보인다. 각각의 전사(前史)가 궁금해질 만큼 주요 등장인물 네 명의 개성이 뚜렷하고, 이들의 향후 활약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서다.

상업적인 측면에서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은 오컬트 미스터리 장르에 속하면서도 지관·장의사·남녀 무속인 등 범상치 않은 능력을 지닌 주인공들이 '따로 또 같이' 문제를 해결하는 슈퍼히어로물의 공식을 꽤 충실하게 따른다는데 있다.

기존의 오컬트 미스터리물들과 비교할 때 '파묘'의 이 같은 특징은 더욱 명확해진다. 악령 등 초자연적 현상 앞에서 무기력해지는 인간의 비극적인 최후를 비장하고 찜찜하게 그렸던 '엑소시스트' '오멘' '곡성' 등 기존의 여러 국내외 작품들과 달리, '파묘'는 주요 캐릭터들의 탄탄한 팀워크를 앞세워 후련한 카타르시스를 제공하고 다음 챕터를 기대하게 만든다. 데뷔작인 '검은 사제들'부터 장르의 오랜 공식에 집착하기 보다는 자신만의 깔끔한 마무리를 보여주려 애썼던 장재현 감독의 연출력과 최민식·김고은·유해진·이도현의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연기 화음'이 절묘하게 맞물린 결과다.
장 감독과 출연진이 다시 한번 의기투합해 '파묘'를 시리즈물로 발전시킨다면, 영화 산업의 본고장인 할리우드에서도 흔하지 않은 사례가 될 것이다. 같은 퇴마사 부부가 1편부터 3편까지 주인공으로 나섰던 '컨저링' 시리즈가 있었지만, 열성팬들 사이에서 이미 '묘벤져스'('파묘'와 '어벤져스'의 합성어)로 불리기 시작한 '파묘'만큼 캐릭터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오컬트 미스터리물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와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득세로 빈사 상태에 빠진 한국영화산업이 지금 가장 목말라하는 것은 폭넓은 연령대의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모을 수 있는 작품의 등장이다. 보편타당하고 일정 부분 예측 가능한 재미를 안겨줄 수 있는 시리즈물 형태의 상업영화들이 훨씬 많아져도 무방하다는 얘기로도 해석이 가능한데, '범죄도시'와 더불어 '파묘'가 그 시작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성준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