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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쿠바 수교 이후 북한 당국은 일-북 회담을 요청하는 등 외교행보에 분주함을 보이고 있다. 한·미·일 3국 협력에 미진한 일본을 균열 내서 판도를 되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자신과 형제국으로 정평이 났던 쿠바가 우리 측과 수교했다는 사실을 예상치 못한 모양새다.
북한 기관지 노동신문은 한-쿠바 수교 발표 이후 브루노 로드리게스 외무장관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격을 비난한 소식을 짧게 전한 뒤 쿠바 관련 뉴스를 다루지 않고 있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도 쿠바 관련 소식을 싣지 않고 있다. '민족 최대 명절'로 기념하는 김정일 생일과 같은 날에 통신이 외국에서 열린 행사를 전할 때 쿠바를 생략한 전례는 흔치 않다. 외려 쿠바 행사만 따로 떼어내 보도한 전례도 있다. 쿠바 관련 소식을 빼 놓지 않고 전하던 과거 보도와 크게 비교되는 행보로, 북한이 쿠바 수교에 대한 불쾌감을 표시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지난 15일 김여정 부부장이 담화에서 한-쿠바 수교 맞대응 일환으로 북·일 회담 가능성을 언급한 만큼 북한 내부 상황은 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북·일 간 접촉이 농후하게 이뤄졌다면 일측 입장을 진작에 반영했을 거란 관측도 제기된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16일 오전 정례 기자회견에서 김여정 담화를 두고 "전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기 때문이다. 과거 양국은 2014년 일본인 납치 문제를 재조사하고 일본은 대북 독자 제재를 완화한다는 합의를 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전례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