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중심 잡을 때 사회도 중심 잡아"
|
일수스님은 이날 전남 장성군 백양사에서 안거기간 정진한 대중들에게 향해 해제 법문을 했다. 스님은 백양사 방장을 지냈던 지선스님의 제자로 백양사 운문선원 등에서 58안거를 성만했다. 서옹, 성철, 월산스님 등 당대의 큰스님들에게 지도받았으며, 백양사 고불총림선원 유나와 선원장 역임한 백양사의 어른 수좌(선승)인 셈이다.
일수스님은 심즉시불(心卽是佛·마음이 즉 부처다)을 강조하는 '달마혈맥론'을 인용하며 현대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중심을 잡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스님은 "우리는 모두 치열함 속에서 살고 있다. 내가 치열하고 싶지 않아도 세상이 치열하게 만든다"며 "서로가 서로를 내려 놓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이는 마음의 중심을 찾고 수행·참선했을 때만이 비로소 가능하다. 마음의 중심을 잡을 때 모든 사회가 중심을 잡고 살 수 있다. 그럴 때 모두가 행복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스님은 바깥세상과 단절된 것 같은 선방에도 시대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출산으로 출가자가 줄면서 선방에서도 50대 이하 스님을 찾기 어려워졌다. 또 과거 어른 스님에게 묻고 점검받으며 수행하던 방식에서 각자 자기 공부를 찾아서 하는 식이 됐다. 이 때문에 스님은 앞으로는 재가불자와 함께하는 수행 풍토가 조성돼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님은 "평소부터 이 좋은 수행도량을 스님들만 써야 하는게 맞나란 생각을 해왔다. 이제는 불교가 국민들에게 환원해야 한다. 사찰은 재가불자들과 스님들이 함께 수행하는 공간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변화의 바람이 이처럼 불고 있지만 변치 않는 정신은 존재했다. 백양사 주지 무공스님은 백양사를 두고 풍족하기보다는 '가난한 사찰'로 표현했다. 그러나 스님들이 다툼없이 화합하고 용맹정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밭에서 일하면서 동시에 참선에 힘쓴 '선농일치'의 조사들의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고 봤다.
무공스님은 "훌륭한 스님이 나와서 깨달음의 소리가 울려 퍼졌으면 한다. 스님들이 옛 조사 스님들의 명맥을 이어 불교 발전과 중생 구제에 힘써주길 바랄 뿐"이라며 "앞으로도 스님들이 집중해서 정진하는 데 최선을 다해 외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