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펫 보험 등 신상품 개발
역대급 성적을 낸 손보사들은 올해 실적 방어가 관건이다. 경기 침체로 보험 수요가 줄고, 생명보험사들이 손보사들의 주력 시장인 제 3보험에 뛰어들면서 실적 개선이 쉽지 않아서다. 이에 각 손보사들은 신상품 개발 등 장기보험 경쟁력을 강화하고, 펫보험 등 신사업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할 전망이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손해보험사 5곳(삼성화재·DB손해보험·메리츠화재·KB손해보험·현대해상)의 지난해 연결 기준 누적 순이익은 총 6조5067억원으로 전년 대비 52.8% 급증했다.
회사 별로 보면 삼성화재가 업계 1위를 수성했다. 지난해 누적 순익은 1조8216억원으로 1년 전보다 41.9% 증가했다. IFRS17 도입 효과로 회계상 이익이 늘면서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화재의 보험계약마진(CSM)은 작년 3분기 말 기준 13조원을 넘어서며 업계 최고치를 기록했다. CSM은 새 회계제도에서 보험사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다. 또 삼성화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2022년 81.7%에서 지난해 81.0%로 0.7%포인트 개선됐다. 지난해 기준 5개사의 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80.2%로 안정권을 유지했다.
실적 증가폭은 메리츠화재가 가장 컸다. 작년 한해에만 전년 대비 84.3% 불어난 1조5750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3위를 차지했다. 2위인 DB손해보험(1조7494억원)의 지난해 순이익은 1년 새 77% 증가했다. 2위와 3위 간 순이익 차이는 1744억원이다. 같은 기간 KB손해보험(7529억원)과 현대해상(6078억원)은 각각 35.1%, 5.8% 증가했다.
다만 4분기 실적은 부진했다. 장기보험 손해율 소폭 개선에도 불구하고 한파 등 계절적 요인으로 인한 손실 및 부동산 PF 관련 대손 충당금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교보증권은 삼성화재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270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7.0% 감소하고, DB손해보험(2473억원)과 현대해상(1423억원)은 각각 33.1%, 50.8% 줄었을 것으로 관측했다.
최대 실적을 낸 만큼 올해 손보사들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고물가에 보험 수요가 줄어드는 데다 주력 시장인 제3보험마저 생보사들의 참전으로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서다. 수익 방어를 위해 각 손보사들은 장기 보험을 강화하고 새 먹거리 확보에 부심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 실적 방어를 위해 각 손보사들은 신상품 개발 등 장기 보험 경쟁력을 강화해 보험계약마진을 끌어올리고, 펫보험 등 신사업에 나설 전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