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시총, 20%서 10%로 반토막
시총 상위 500개사 중 미 기업 236개사
중 기업, 80개사서 35개사로 급감
탈중국 자금, 인도 기업에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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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기준 미국 기업의 시총은 51조달러로 2023년 말 대비 1조4000억달러가 증가했고, 전 세계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포인트 상승한 48.1%로 2003년 9월 이후 최대치라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이 6일 기업정보업체 퀵팩트셋(Quick Factset)의 집계를 인용해 보도했다.
◇ 미국 기업 시총, 전 세계의 48.1%...20년만 최고치...중국 기업 시총, 20%에서 9년 만에 10%로 반토막
전 세계 자본의 미국 집중에는 중국 기업의 부진이 크게 기여했다.
홍콩을 포함한 중국 기업의 시총은 연초부터 1조7000억달러나 하락했다. 이에 따라 중국 기업 시총의 세계 비중은 중국 경제 성장 기대감이 높았던 2015년 6월 20%에 육박했는데 약 10%로 거의 반토막이 났다.
미국과 중국 시총 차이는 데이터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1년 이후 가장 크다고 닛케이는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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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기업의 시총 격차 확대는 기술 기업의 실적에 크게 기인한다. 지난주 호실적을 발표한 미국 아마존과 메타의 총 시총은 연초 대비 5100억달러나 폭등했다.
반면 중국 알리바바그룹과 텐센트(騰迅·텅쉰)의 총 시총은 같은 기간 310억달러가 주는 등 감소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인구 14억의 거대 시장 플랫폼 기업에 대한 성장 기대감 때문에 전 세계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키면서 2020년 말 기준 전 세계 시총 각각 7위·9위를 기록했는데 2일 기준 텐센트는 26위, 알리바바는 3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 세계 시총 상위 500개사 중 미 기업 236개사...중 기업, 3년 전 80개사서 35개사로 급감
미·중의 격차는 전 세계 시총 상위 500개사 순위에서도 나타난다. 상위 500개사 가운데 미국 기업은 236개사로 2020년 말(206개사) 대비 15% 증가했다. 반면 중국 기업은 80개사에서 35개사로 60%나 감소했다. 검색 엔진 바이두(百度), 전자상거래업체 징둥 (京東·JD닷컴), 전기차(EV)업체 상하이웨이라이(上海蔚來)자동차(NIO)는 상위 500개사에서 빠졌다.
알파벳(구글 지주사)은 인터넷 광고 사업의 호실적으로 최근 결산에서 매출과 순이익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인공 지능(AI)과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분야 등의 성장으로 애플과 시총 1·2를 다투는 등 미국 기술 기업들의 성장세는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 기술 기업들은 경기 침체로 성장 전략을 재검토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온·오프라인 통합 슈퍼마켓 허마셴성(盒馬鮮生) 등 소비 관련 부문의 자산 매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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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개발 경쟁에서 미국 우위가 강화되고 있는 것도 투자자들이 미국 기술 기업을 선호하는 이유라고 닛케이는 진단했다.
생성 AI용 반도체 칩을 거의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는 미국 엔비디아는 시총이 폭등, 3년 전 23위에서 세계 6위로 올랐다.
미국 행정부는 중국 정부가 민간 기술을 군사적으로 전용하는 것이 국가 안보 위협이라며 2022년 10월 첨단 반도체의 대중국 수출을 사실상 금지했고, 이후 저사양 AI 칩도 규제에 포함시켰으며 이를 범용 칩으로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텐센트 등 중국 기업은 엔비디아 칩을 구매할 수 없게 돼 미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에 중국은 첨단 반도체 칩의 국산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미국 행정부의 규제로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네덜란드 ASML 등 최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를 수입하지 못해 중국 기업이 "적어도 단기·중기적으로 최첨단 반도체를 제조하는 것이 거의 절망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최대 반도체업체 SMIC(中芯國際·중신궈지)의 시총이 연초부터 25% 급감한 것은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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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2023년 말 인터넷 게임 규제 초안을 발표하는 등 자국 기술 기업의 영향력 확대를 억제하려는 것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배런캐피털이 전 세계 성장주로 운영하는 주력 펀드는 2023년 4분기에 중국 주식 투자를 종전 약 30%에서 2012년 펀드 운용 이후 처음으로 제로(0)로 만들었다. 이 펀드 운용 담당자는 "시진핑(習近平) 체제의 규제와 지정학적 문제를 고려했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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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은 아시아에서 중국 주식을 대체할 자금 투자처를 찾고 있는데 높은 성장성을 쫓는 자금이 향한 곳은 인도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세계 시총 상위 500개사 가운데 인도 기업의 수는 21개사로 2020년 말(10개사)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투자자들이 인구 증가와 소득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국영 인도생명보험(LIC) 등 내수 관련 기업의 주식을 매입하고 있다.
세계 시총 상위 500개사 가운데 일본 기업의 수는 2020년 말 32개사에서 지난 2일 기준 31개사로 거의 비슷했고, 삼성전자의 시총은 같은 기간 전 세계 11위에서 21위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