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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성난 사람들’ 이성진 감독·스티븐 연 “난폭운전사 만나 시작 된일...인생 희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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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혜 기자

승인 : 2024. 02. 04. 11:21

스티븐 연 이성진 감독
넷플릭스 드라마 '성난 사람들' 스티븐 연과 이성진 감독이 에미상에서 수상한 소감을 밝혔다./제공=넷플릭스
"많은 분들이 제 삶에 영향을 줬고 그 영향을 통해 이 작품이 탄생했다는 것을 알고나니 더욱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지난달 개최된 제75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이하 에미상)을 휩쓴 넷플릭스 드라마 '성난 사람들'(원제 BEEF)의 한국계 미국인 이성진 감독과 주연 스티븐 연이 최근 화상 인터뷰를 통해 다시 한번 국내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성난 사람들'은 미니시리즈·TV영화 부문 작품상, 감독상, 작가상, 남·녀 주연상, 캐스팅상, 의상상, 편집상을 수상하며 에미상 8관왕에 올랐다. 이에 앞서 열린 제8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3관왕, 북미비평가협회 주최 크리틱스초이스 4관왕을 달성하는 영예를 안았다.

이 감독은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의 에미상을 휩쓴 이후 많은 것이 달라졌다고 했다.

"에미상을 수상해서 너무 기쁘죠. 제가 속한 공동체와 동료들, 제가 존경했던 예술가들에게 인정받는 다는 것은 기쁜 일이잖아요. 그러나 한편으로는 굉장히 겸허한 마음을 갖게 됩니다. 제가 처음 영화를 시작했을 때를 돌아보게 되고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됐는지를 생각하게 됐어요. 많은 사람들이 제게 영향을 준 것을 생각하면 겸허하고 감사한 마음이 앞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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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 '성난 사람들' 스티븐 연과 이성진 감독이 에미상에서 수상한 소감을 밝혔다./제공=넷플릭스
'성난 사람들'은 일이 잘 풀리지 않는 재미동포 도급업자 대니 조(스티븐 연)와 삶이 만족스럽지 않은 베트남계 미국인 사업가 에이비 라우(앨리 웡) 두 사람 사이에서 벌어진 난폭 운전 사건을 그린 블랙 코미디다. 내면의 어두운 분노를 자극하는 갈등이 촉발되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총 10부작으로 지난해 4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이 감독은 자전적인 이야기는 아니지만 난폭 운전자와 우연히 조우한 것이 작품의 모티브가 됐다고 털어놨다.

"인생이라는 게 참 희한해요. 제가 실제로 거리에서 난폭 운전자를 만나지 않았다면 이런 작품은 나오지 않았을 겁니다. 여기 앉아서 이런 대화를 하고 있을 일도 없고. 결과적으로 생각해보면 (난폭 운전자) 그 사람에게 너무 감사한 생각이 들어요. 이런 날이 올 지 어떻게 알았겠어요."

스티븐 연
스티븐 연은 넷플릭스 드라마 '성난 사람들'에서 대니 역을 맡아 풍부한 감정 연기를 선보였다./제공=넷플릭스
작품에서 대니 조 역을 맡은 스티븐 연 역시 에미상 수상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수상을 예상한다는 것은 쉽지 않아요. 일어나길 희망할 뿐이죠. 다만 이 작품을 만들어 가면서 서로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깊이 관여하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았아요. 이러니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 의도에 대해 자신감이 있었죠. 진실이라고 믿는 이야기를 할 수 있었고 이에 반응을 해준 팬들이 고마워요."

스티븐 연은 한국 팬들에게 영화 '미나리'(2021) '버닝'(2018)으로 친숙하다. 골든글로브에 이어 에미상에서 남우주연상을 품에 안으며 '글로벌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요즘은 영화 '기생충'(2019)의 배우 송강호와 함께 언급되기도 한다.

"송강호 배우와 비교 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해요. 다만 제가 참 멀리 긴 길을 걸어왔다는 생각은 있어요. 이번 작품을 통해 제 자신이 누구인지 전보다 조금 더 알게 됐고 또 제가 어떤 사람인지 받아들일 수 있게 됐어요.

스티븐 연
스티븐 연은 넷플릭스 드라마 '성난 사람들'에서 대니 역을 맡아 풍부한 감정 연기를 선보였다./제공=넷플릭스
'성난 사람들'은 공개 후 넷플릭스 시청 시간 10위 안에 5주 연속 이름을 올리며 흥행했다. 현재까지도 전 세계 팬들의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이 감독은 배우와 스태프들의 경험이 집약돼 있는 것이 팬들의 공감을 얻은 것 같다고 했다.

"특정 개인의 경험이 구체적으로 딤겨있다기보다는 모두가 공통적으로 경험한 것들이 작품에 담겨 있어요. 그래서인지 작품 속 캐릭터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 같아요. 스티븐 연과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그러면서 어둠 속에 감춰진 것들을 솔직하게 보여주고 싶었어요. 서로를 바라보며 이해하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는데 이런 노력이 팬들의 마음에 닿았던 것 같습니다. "

이런 의미에서 이 감독은 이민자로서 정체성과 관련된 이야기는 앞으로의 작품에도 녹아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모두의 공통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이 창작의 가장 큰 즐거움이라고도 했다.

"미국에서 한국인으로 살아가는 과정을 작품에 녹여냈어요. 실제로 이런 캐릭터들은 유기적으로 존재해요. 이런 주제는 저의 존재에도 깊이 박혀 있어요. 앞으로 내놓을 작품에도 있을 내용들이죠."
이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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